행운을 바라나요? 그럼 저를 찾으세요.

8월 31일 탄생화

by 가야

◆ 8월 31일 탄생화, 나는 클로버입니다


나는 토끼풀, 혹은 클로버라고 불립니다.


내가 처음 이 땅에 뿌리를 내린 이유는 단순히 푸른 들판을 장식하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나는 녹비작물로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내 뿌리에는 공생하는 뿌리혹박테리아가 있어, 공기 중의 질소를 모아 흙 속에 채워 넣습니다. 그래서 내가 있는 곳의 흙은 점점 더 기름지고, 다음에 자라날 작물들은 건강하게 자라나지요.

사람들은 나를 잔디 대용으로 심기도 합니다. 어디서든 잘 자라고, 푸른 잎들이 바닥을 덮으며 부드러운 카펫처럼 땅을 감싸주기 때문이에요. 여름이면 작은 벌레들이 나를 찾아오지요.


나는 꿀벌에게 좋은 밀원식물이 되어 달콤한 선물을 내어줍니다. 또, 나의 사촌인 붉은 토끼풀(레드 클로버)은 붉은 꽃을 피워 들판을 물들이며, 약재와 사료로도 쓰입니다.


나는 이렇게 겉으로는 소박해 보이지만, 땅과 사람, 그리고 벌레들의 삶을 풍요롭게 이어주는 작은 다리 같은 존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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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잎과 네 잎의 비밀


내 잎은 세 장이 모여 하나를 이루지요. 그것은 희망, 신앙, 사랑을 뜻합니다. 아주 드물게 네 번째 잎이 자라날 때, 사람들은 그것을 행운이라 부르며 특별하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풀밭에 앉아 작은 나를 하나하나 뒤적이며 네 잎을 찾는 사람들의 눈빛 속에는, 간절한 소망이 깃들어 있습니다. 누군가는 사랑을, 누군가는 기적을, 또 누군가는 지켜야 할 약속을 떠올리며 나를 바라보지요.

◆ 문학 속의 나, 그리고 행운의 편지


나는 오래전부터 시와 소설에도 등장했습니다.


체호프의 단편 속 아이는 “네 잎 클로버를 찾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라고 속삭였고, 아일랜드의 시인 예이츠는 나를 “하늘과 땅을 잇는 신성한 풀”로 노래했습니다.


또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행운의 편지’가 있었지요. 나폴레옹에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전쟁 중 퍼져 나갔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 편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편지를 몇 사람에게 전하지 않으면 불행이 찾아온다.”


사람들은 두려움과 갈망 속에서 편지를 베껴 보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인간이 얼마나 행운에 목마른 존재인지 보여주는 풍경입니다. 작은 잎 하나, 종이 한 장에 기대어 불안과 희망을 함께 품었던 그 마음이, 내 잎사귀에도 오래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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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


행운은 특별한 네 잎에만 담긴 것이 아닙니다.


세 잎에도 이미 충분히 소중한 의미가 들어 있어요. 희망, 신앙, 사랑—그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풍요롭습니다. 행운은 풀밭 어딘가의 네 잎을 발견할 때만 오는 게 아니라, 매일의 작은 순간 속에 이미 스며들어 있습니다.


오늘, 8월의 마지막 날.
나는 당신에게 조용히 속삭입니다.


“당신이 내 잎을 떠올린 그 순간, 이미 작은 기적은 시작되었어. 새로운 9월이 다가올 때, 당신의 삶에 희망과 사랑, 그리고 잔잔한 행운이 늘 함께하기를.”

◆ 나는 클로버입니다.
땅을 살리고, 벌을 기르고,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소박하지만 깊은 힘을 가진 존재입니다.


https://youtu.be/RVVdLih6ifY?si=3vuhqvYo8CKYeRJ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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