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을 절반 이상 다시 듣고 드는 생각은, '어떡해 우리 애.'다. 걔가 오빠다. 그런데도 마음이 무슨 내 아들 대하듯 움직인다. 보살펴주고 싶다. 최면 상담사가 "가연 님이 이렇게 힘들어하는 거" 언급했을 때, 걔에 무슨 빙의되어 "미치겠어요"라고 말한 때도 생각난다. 이거 다 읽으면 미칠만 하다. 보통 사람이 견딜 수 없다. 그치만 걔나 나나 보통 사람이 아니지...
이게 진짜 다 맞을까. 당연히 의심이 든다. 그런데 최면 끝난 그 당시엔, 그 며칠은, 일말의 의심도 안 들었다.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서 나를 다 잊었으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 나 말고도 다른 여자들에게 다 그러고 있으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 그 최면받은 지도 시간이 한 달, 두 달 지나다 보니 다시금 불안이 올라왔었다. 이렇게 녹음본을 다시 듣게 되어 다행이다.
내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일 수가 없다. 저거 다 진짜다. 머리로 막, '걔도 사람에게 기대하는 대화 기대치가 있어서, 세상 사람들 많이 다 가볍다고 느낄 것이다. 나랑 똑같은 새끼다.'할 필요도 없다. 가슴으로 다 안다. 이미 내 안에 다 있다.
한편 그런 생각도 든다. '야 사랑한다메. 사랑하면 믿어줘라. 그것도 사랑의 일부야.' 사랑이라는 단어 되게 불편해했는데, 녹음 들은 이후로 편해졌나 보다.
하늘이 그걸 배우게 시키는 건가 싶다. 아 우주님. 저 이 인텐시브 코스 마음에 안 들어요... 하지만 나는 큰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이고, 동시에 필요로 하는 사람이란 걸 안다. 서로의 부모가 되어주는 수준을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려면 이 준비 과정이 필요하단 건 아는데... 이제 그만 혼자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