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없인 움직이지 않는 뇌
내가 'ADHD 고유의 특징이다'라고 말했는데, '그건 누구나 그렇다. 안 그런 사람이 어딨냐.'라고 말하면 내 말이 틀렸다는 뜻으로 들려 불쾌해진다. ADHD인을 대하는 비 ADHD인이 필히 고쳐야할 말버릇이란 생각이 든다. 나처럼 RSD도 같이 가지고 있는 사람은, 거부, 거절 반응에 정말 예민하다. 자폐를 가진 사람이 '사회 생활이 어렵다'라고 하면 '누구나 어렵지'라고 안 할 것 같은데, 똑같은 신경 다양인인데 유독 ADHD는 얼마나 어려움을 겪는지 인식이 매우 부족한 것 같다.
"ADHD는 보이지 않는 장애라는 말이 있어요. 하지만 사실 눈에 보여요. 사람들이 그냥 게으름이나 미루는 버릇이라고 부를 뿐이에요."
ADHD인은 반복되는 일에 질색하기 때문에, 확실하고 빠른 보상이 있어야 한다. 이 글은, 택배 상자를 정리하다가, '이런 걸 집안일이라 생각 안 하고, 홈 프로텍팅이라 생각하니까 재밌네.'라는 생각이 들어 쓰게 되었다.
그렇다면 집안일 시키고 싶을 때, 어떻게 해야할까. 혹시 배우자가 ADHD인 독자 분을 위해 한 번 생각해봤다.
애라고 생각해주세요... 저는 지금 분리수거 한 번 하고 3천 원 받아요. 칭찬 스티커판에 스티커 붙이듯, 10번 체크되면 깜짝 선물 주기 같은 거 해보세요. 남들이 보기엔 그게 뭐냐 싶을지라도, 그래야 ADHD 뇌는 움직이라고 명령을 내려요.
나는 오늘 뭐했는지 적는 노트가 노트북 바로 옆에 놓여져있다. 이걸 쓰고 다시 읽지는 않는다만, 쓰는 순간 보람이 있다. ADHD인들은 많은 걸 하고도, 아무 것도 안 한 기분이 들기 쉽다. 저 기록도, 그때그때 쓸 때랑, 한꺼번에 쓸 때랑 당연히 쓰는 양이 다르다. 하고도 까먹어서 저 정도밖에 안 쓴 것이다. 그래서 성취감 충전이 좀 더 필요한 시기에는, 그때그때 쓴다.
나의 글로써, ADHD 당사자는 소위 꿀팁을, ADHD 가족을 둔 사람은 가족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문득 이 글이 떠올랐다. 'ADHD와 나' 매거진에 있을 줄 알았더니, '이 사랑'에 들어가있어서 한참 찾았다. 저기서 설거지를 이미 하고 있었는데, 누가 설거지 좀 해달라고 하니까 그릇 던지고 도망가는 영상이 생각 났다. 스스로 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