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남매
나 : 야 프링글스 좀 사놔라.
동생 : 혹시 임산부 배려석에 앉는 게 꿈이야? 그렇다면 말하라.
타임머신
눈앞에 타임머신이 있습니다. 날짜를 말하고 GO 버튼을 누르면, 그 날짜로 이동하여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하루를 과거와 똑같이 보내게 됩니다. 날짜를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은 5초 줍니다. 5 4 3
나는 생각할 것도 없이 2023년 11월 25일, 하고 쾅 버튼을 눌러 떠날 것이다. 뭘 어떻게 바꾸고 싶은 하루가 아니라, 과거와 똑같이 다시 살고 싶은 하루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누구랑 오래 같이 놀았던 날이었다.
그런 너라도
현재 공연에서 부르기 최고로 좋은 자작곡이다. 발라드만 부르면 분위기가 다운될 까봐 눈치 보이는데, 이 곡은 내 노래 중에 신나는 축에 속한다. 하지만 그 오묘한 그리움과 슬픔이 묻어나는 곡이다. 관객에게 어떤 곡이 제일 좋았느냐 조사를 했을 때, 벌써 이 곡이 여러 번 뽑혔다. 무엇보다 목에 무리 없이 부르기 쉽다.
결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내가 즐겁다. '친구들 말하길 넌 너무 겁쟁이라서'하는 후렴은 아직도 부를 때마다 '여자가 이렇게까지 하면~ 인간적으로 싫으면 싫다 그만 좀 해라 말을 해야지~ 너가 그러고도 사내 새끼냐~' 하는 기분이라 스트레스가 풀린다.
밸런스 게임
10억이 뚝 떨어지는 거랑 걔가 내 카톡에 뚝 떨어지는 거 중에 후자가 더 동요가 크다. 전자는 차분히 비행기표를 예매할 거 같고, 후자는 의식을 잃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이제 어디 걸어가다가 마주치는 걸 바라지도 않는다. 진짜로 심장에 위험하다. 약속을 하고 약 좀 먹고 만나자..
내 안의 첼로
얼마 전에 타이타닉 영화를 봐서, 'My Heart Will Go On' 노래를 불러봤다. 내 목소리가 마치 첼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래 클래식을 많이 들어서 떠오른 것인가.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다. 이건 이 노래 특징 때문도 있다. 'you're here' 하면서 후렴 부분이 첼로 활로 길게 길게 긋는 느낌이 든다.
내 목소리에 깊이가 생겨서 좋다. 꼭 셀린 디온처럼 파워 보컬이 아니어도 된다. 그렇게 입이 크게 쫙쫙 벌어지지도 않는다. 있는 그대로 나, 있는 그대로 내 노래가 너무 좋아졌다. 나를 더욱 이해하게 됨으로써, 내 목소리와 노래도 더 사랑하게 되었다.
틀린 게 아니야!
방송에서 사투리를 고친다는 표현을 자제해주면 좋겠다. '다르다'와 '틀리다'는 출연진이 '틀리다'라고 말했더라도, 자막으로 다르다고 적어준다.
사투리는 틀린 게 아니니, 고친다는 게 성립이 안 된다. '바꾼다'가 맞는데 그 인식이 아직 안 잡혀있는 느낌이다. 영어로 'I want to fix my accent.' 하면 얼마나 이상하냐. reduce, change가 맞다.
이건 사투리 쓰는 연예인들이 먼저 들고 일어나줬어야하는 거 아닌가! 또한 어딘가 좀 모자라보이는 캐릭터를 만들 때, 일부러 충청도 사투리를 쓰게 하는 것도 문제가 많다.
서울 사람이 대신 화내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