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가연 - 그동안 수고했어' 롱폼 영상을 편집해서 올렸다. 하고 싶지 않았다. 첫째는, 노래에 맞춰서 장면 편집을 해야 되는데, 노래를 다시 듣기가 심적으로 힘들다. 둘째는, 영상 보기도 힘들다. 그렇지만, '내가 힘들면, 본인 때문에 쓴 노래라는 걸 아는 당사자는 더 힘들 것이다!!!! 아자아자'하며 편집했다.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작년부터 이랬다.
지난번 '아직, 너를'은, 애당초 사우스햄튼에서 뮤비를 찍어오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갔다. 그래서 영상 후렴엔 립싱크하는 장면도 포함했다. 이번엔 그러지 않고, 그냥 브이로그만 올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끝내기는 아쉬워서, 역시나 이번에도 다른 도시는 빼고 사우스햄튼에서 찍어온 영상만 편집하여 내 노래를 삽입했다.
'그동안 수고했어'는 지난 9월 30일 발매된 신곡이자, 한 사람 때문에 발매한 6번째 곡이다. 그리고 올해 마지막 발매곡이다. 올초부터 신곡 발매를 준비했는데, 제목 그대로 올해의 앨범 발매 여정을 잘 마무리하는 의미도 담았다. 곡을 썼을 때는, 나는 이미 한국에 돌아왔지만, 상대가 석사 다 끝나고 돌아올 시기를 맞춰 응원하던 의미였다. 그리고 이번엔 그 1주년을 맞췄다. 꼭 들었으면 하는 사람이, '작년 이맘때 석사 끝냈지. 한국 돌아왔지.' 하는 추억에 잠기길 바라는 마음이다...
영상은 지난 9월 13일, HMV Southampton 공연 가는 길에 찍은 영상으로 시작한다. 그리곤 다른 날에 학교 캠퍼스 갔던 날 영상들로 이어진다. 날씨가 좋지 않았어서, 영상미가 예쁘진 않다.
이 노래를 앨범으로 만드느라, 이번에도 저렇게 영국 다녀오느라, 또 쳐다보기 싫은데도 영상 만드느라, 나 정말 너무 수고가 많았던 거 같다... 이번 곡도 정말 수고 많았다.
이게 6번째 곡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커리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면, 어떻게든 마음을 붙들고 살아갈 수 있었다. 앨범을 내는 게, 나에게 정신과 약이나 마찬가지였다. 나를 살렸다. 사람은 희망이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희망고문'이란 말은 나에게 해당되지 않았다. 희망이 없는 게 고문이었을테니까. 4월, 5월, 8월과 9월 앨범을 발매하며, 혹시라도 노래를 들으면 연락이 올까 희망을 품었기에 살아갈 수 있었다. 작년 하반기는 거진 6개월을 지옥에 살았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살아나갈 방법을 찾아야 했다.
다음 신곡은 높은 확률로 3월이 될 거다. 하지만 난 그 계획이 안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이 마음을 내년까지 끌고 가는 건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는 생각은 이미 작년 이 맘 때에도 아주 아주 많이 했다. 진짜 내년 3월까지는 아닌 거 같다...
이가연 - 그동안 수고했어
이가연 - 아직, 너를 비공식 M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