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거란 걱정은 잘 안 든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은 로봇이 서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인데, 아직까지 AI는 사랑을 알지 못한다. 사랑을 기반으로 한 직업은 사라지지 않는다.
AI가 작곡을 하고, 노래를 해도 된다. 종이책이 사라지지 않았듯, 사람은 사람이 부른 노래를 찾게 되어있다. 작곡은 인간이 썼든, AI가 썼든, 사람들이 곡만 좋으면 좋아해 줄 것도 같다. 작곡가들 중에는, AI 시대 전부터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양산형으로 곡을 찍어내던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노래는 그렇지 않다. 음정이 좀 틀려도, 테크닉이 부족해도, 울림을 주는 노래에 끌리게 되어 있다. 그러려면 사람의 '진심'이 필요하다. 요즘 AI 커버로 가수들의 목소리를 비슷하게 따라 하는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결국 진짜 가수가 부른 것이 아니니 알맹이는 없게 느껴진다. 그래서 가수들은 자기 음색과 테크닉만 믿고 노래를 부르는 것을 지양하고, 무대마다 어떻게 하면 더 울림을 줄 수 있을지 연구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노래로 마음을 전달하고자하는 사랑이 있는 가수가 살아남는다.
타로상담사도 마찬가지다. 먼저 챗GPT는 타로 리딩을 제대로 못 한다. 인터넷에 있는 자료 자체가 웨이트, 레노먼드 덱 정도로 한정적이다. 타로에는 무수히 많은 덱이 있는데, 정보가 없어서 공부하기도 어렵다. 나도 특정 덱들은 개인 과외를 받았다. 공부한 것에 나의 직관을 더해서 사용하니, 아무나 할 수 없는 리딩이다. 또한 유튜브 댓글로 사람들이 목소리가 좋아서 위로와 힐링이 된다고 해주니, 그것도 사람의 영역이다.
타로 상담도 상담이다. AI는 감정이 없기 때문에, 상담사 역할을 대체할 수 없다. 사람만이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다. 유튜브 댓글로 내 리딩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정이 간다고도 했다. 나는 진심은 통한다는 말을 믿는다. 감정으로 출렁거리는 나,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탈이었던 나, 필터 없는 진심의 말이 그냥 툭툭 튀어나오는 내가 앞으로 AI 시대에 살아남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