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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이 사랑

삐약

by 이가연

삐약

도시계획 강의를 들으니까 걔한테 건물에 뻔쩍 뻔쩍거리는 거 보고 "저건 태양열이야?"했더니 풉 했던 기억난다. 일부러 전공 지식을 씨부려보라고 삐약거린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문득 유튜브에서 정형돈 님을 보다가, '어? 경상도?' 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정형돈 님이 나오는 TV 방송을 얼마나 많이 봤을까. 무한도전부터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이 봤다. 그런데 한 번도 생각 못했다. 찾아보니 역시나 부산 출신이시다. 왜 이제 알았을까. 그건 친할머니가 경북 출신이신지 몰랐던 거랑 똑같다. 그냥 그 사람 고유의 억양이라 생각하고 아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경상도 말투만 들으면 버튼이 탁 하고 눌리니, 저 사람 고향이 어딜까 생각하게 된다. 재밌다. 내가 이렇게 될 줄 몰랐다.



미리미리

석사 유학까지 온 사람들은 어지간히 자기 전공에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거 아닌가. 전공과 하는 일 얘기를 하고 싶을 수도 있다. 못 알아듣는 건 쉽게 설명해 달라고 하면 그만이지만 일단 나도 그만큼 관심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건축 관련 강의를 두 개 듣고 있다. 건축과는 아니었던 거 아는데... 그 타협할 수 있는 지점이 여기다.


누군가는 '아니 이미 2년 전에 너 싫다고 간 사람을. 애초에 사귄 적도 없는 사람을.' 싶을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현재이자 미래라서 그냥 지금 이 시간도 미래를 위한 준비 시간으로 쓰는 거다. 준비 시간을 충분히 설레게 쓸 수 있으니까. 나는 노래 들어달라, 피드백해달라 할 텐데 상대방에 대해서도 알아야지.


아이 노우 아임 두잉 가지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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