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D 드세요

by 이가연

매일 집 밖에 나가던 영국 생활 vs 집에만 있는 한국 생활 중에 어느 것이 더 비타민 D 결핍에 취약할까. 아무리 영국이 겨울에 햇빛이 없어도 그렇지, 한국에서 이렇게 집에만 있으면 지금이 더 심각하다. 더 중요한 사실이 뭔지 아는가. 영국에 있을 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비타민 D 영양제를 사서 책상에 두고 열심히 챙겨 먹었다. 아파도 병원 없단 생각에.


비타민 D가 중요한 이유는, 나는 우울증에 취약하다. 언제 어떻게 우울증이 찾아올지 모른다. 물론 감기 같은 존재다. 나는 운이 좋은 케이스로, 우울증 약을 일주일만 먹어도 효과가 느껴지고, 2-3주 먹으면 그만 먹어도 된다. 올해 보아하니 그 빈도수도 일 년에 두세번이다. 솔직히 이제는 '우울할만 하니까 그랬지 그럼 그런 상황에 누가 안 그럴까'싶다. (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그렇지 않으니 오해 없으시길)


그 말은 즉, 사실상 예방이 가능한 수준이다. 비타민 D 똑디 챙겨 먹고, 조금이라도 스트레스 주는 사람은 바로 멀리하여 그런 상황 자체에 놓이지 않게 하고, 관리만 잘해주면 된다. 나는 평생 프리랜서다. 스트레스 주는 사람을 억지로 견뎌야 할 필요가 앞으로도 쥐뿔 없을 것이다. 그냥 내 욕심이다. 남들보다 이건 유리하다. 그러니 할 수 있다.


문득 내 영국 책에 썼던, '영국에서 겨울나기' 내용이 떠올랐다. 그러는 나는 한국에서 겨울나기를 잘하고 있는지 반성이 되었다. 영국에서 겨울나기를 더 잘했던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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