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조절 장애에 대하여

by 이가연

분노 조절 장애는 참 오해가 많은 이름이다.


병원에서 직접 들었다. 나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나도 이 병원을 만나기 전까지, 일평생을 '나 분노 조절 장애 아니냐. 내 증상은 진짜 설명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게 전부 ADHD로 설명이 되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의사 선생님께서 분노 조절 장애는, 이 사람이 우울증도, 조울증도, ADHD도 아니고, 정말 다 아닌데 분노 조절 어려움을 보일 때 내려지는 진단이라고 하셨다.


하지만 사람들이 '분노 조절 장애'라는 용어를 너무도 쉽게 입에 담는다. 하기사 '선택 장애'라는 말도 쓰는 대한민국인데, 바랄 걸 바란다는 생각도 든다만.


정신과가 아닌 질병은 그러지 않는다. 누가 목이 미친듯이 아프다고 하면, "병원 가봐야 되는 거 아냐? 코로나나 독감 아냐?"라고 하지, 확정적으로 "너 독감이네."라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의사에게 진단 받은 적도 없으면서 '나 우울증이네'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독감 검사도 안 해봤으면서 본인이 독감인지, 그냥 감기인지 어떻게 아나. 우울증도, 분노 조절 장애도 다 똑같다.


오늘도 누군가 스스로 분노 조절 장애인 거 같다고 어떻게 해야하냐고 묻는 지식인 글에 답변을 했다. 아닐 수 있으니 정신과 가서 상담 받아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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