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소비 트렌드 강의

by 이가연

오늘은 경기도 지식 사이트를 통해서 처음으로 화상 학습 강의를 들었다.


이 사이트에서 늘 온라인 강의만 듣다가, 화상 학습은 처음이라 기대되었다. 무엇보다 도파민이 터진 이유는, 화면을 켜고 채팅으로 가장 활발하게 잘 참여한 50명을 선정하여 책을 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5명도 아니고 50명? 할만해 보였다. 가끔 이렇게 신청해서 듣는 온라인 세미나 같은 경우에는, 그냥 가볍게 화면 안 켜는 일이 더 많았다. 참여자가 소수도 아니고, 몇백 명이나 되니까. 그런데 화면 켜고 채팅 쓰는 사람 한정이라길래 어쩔 수 없이 켰다. 덕분에 딴짓도 못하고 1시간 반 동안 집중해서 잘 들었다. 채팅 엄청 열심히 쳐서 당첨 자신 있다. 참가자가 200명 정도 되었는데, 많이 쓴 20명 안에는 들었을 거다. 강연자 분이 내 채팅을 몇 번 읽어주시기도 했다.


강의는 알고 있던 내용도 있고, 모르던 내용도 많았는데, 특히 용어가 생소했다. 예를 들어, 우리가 IQ, EQ라고 하듯이 HQ (건강 지능)이라는 말도 있는지 처음 알았다. 어... 나는.. 일단 수면은 합격이다. 잠은 항상 잘 잔다.


대학 진학 시 예전보다 의대, 약대 선호는 줄어들고 공대가 확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그랬더니 채팅으로 돈은 여전히 의사가 더 잘 번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우물 안의 개구리, 아니 음악 안의 개구리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태어나서 어떤 직업을 해야 돈을 잘 벌까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그냥 싱어송라이터에 목숨 걸었다. 다른 게 될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런 거 생각하면, 나는 어떤 트렌드가 오든 내 줏대대로 살아갈 사람이다. 근데 감사하게도 이제 앞으로 더욱 크리에이터의 시대다.


강연자 님이 앞으로 살아남을 사람은 크리에이터, 창업가, 자본가라고 본다고 하셨다. 자본이 없으니까 그건 패스하고 크리에이터 아니면 창업 아닌가. 저처럼 말하는 재주, 예술적 재주 없으면 창업하십시오 여러분.


'이탈리안 브레인롯'이란 것도 처음 들었는데, 초등학생들은 안다고 한다... 찾아보며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행한 기사를 읽었다. 그리고 다른 것들도 읽어보게 되었다. 나처럼 문화 예술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한 번 이 홈페이지를 살펴봐도 좋겠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실용음악과 대학생이던 때부터 음악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살펴보던 중요한 기관이다. 최근엔 해외시장동향 페이지에 즐겨찾기 해두고 종종 보고 있었다.



직접 홈페이지를 둘러볼 필요 없이, 쇼핑몰에서도 AI에게 바로 물어보면 되는 그런 챗봇을 보며, 나는 예전 학교 홈페이지가 떠올랐다. 나는 그 챗봇 팝업 뜰 때마다 되게 귀찮았는데.. 하틀리 쉑히.. '클릭의 소멸'이라고 하지만 나는 클릭하고 살고 싶다. 홈페이지 디자인한 사람들도 다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한 것이고, 설령 나는 이 정보를 원해서 들어간 거라고 해도 보다 보면 다른 것도 보고 할 거 아닌가. ADHD 사고방식일지는 모르겠지만, AI가 대신 결정 내려주고 편하게 해주는 걸 난 별로 원하지 않을 거 같다. 나는 계속 산만하고 싶다. 이것도 클릭하고, 저것도 클릭하면서 사고가 확장될 텐데 AI 시대에 자라나는 아이들이 걱정이다.


가만 보자. 그럼 ADHD가 진정 뛰어난 인재가 되지 않겠나. 난 여전히 뭔가 정보 검색을 할 때, 구글에 넣고 이것저것 클릭하는 게 좋다. 챗GPT는 어차피 흰 바탕에 검은 게 글씨일 테고, 직접 찾으면 각양각색 웹사이트가 나올 것 아닌가. 최근 건축에 푹 빠졌을 때도, 책 읽고, 강의 여러 개 듣고, 길 걸어 다니면서 건물들 쳐다봤다. 보통 사람 같았으면 챗GPT한테 "토목공학과랑 대화할 수 있게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건축 용어 같은 거 알려줘. 너무 어렵게 말고. 나 음대 나온 거 고려해." 물어보고 끝났다. (아니구나. 보통 사람 같으면 그런 생각도 안 하는구나.)


다시 강의로 돌아가서, '픽셀라이프'라는 것도 있다. 화장품도 미니 화장품이 대세고, 팝업스토어도 기존 3주에서 2주로 운영 기한이 줄어들고, 숏폼 트렌드도 매우 빠르게 바뀐다. 최근 유튜브에서 봤던 2025년 밈 결산 영상에서도, 댓글에 올초 유행했던 밈은 올해가 아닌 거 같다고 했다. 이렇게 전환 속도가 빠르니, ADHD로 안 태어난 사람들도 ADHD와 같은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 (뭔 말만 하면 ADHD 얘기 하냐 느끼시는 여러분, 이것은 사실입니다. 뇌 과학자 분도 그러셨어요.) 사람들이 계속 쉽게 지루해하고, 자극 추구할 것 아닌가.


채팅으로 어떤 분이, 여행 트렌드는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물어보시니, 아무래도 환율의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하셨다. 파운드 제발 좀 떨어져라.내 머릿속에 밀크티는 8천 원인데, 왜 만 원이 되었냐. 반면 환율이 오른 만큼, 외국인들이 더욱 한국에 들어올 거라고 하셨다. 그래서 국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도 좋다고 하셨는데, 나도 환영이다. 그러면 내가 서울에서도 외국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자꾸 영국 가는 이유가 다 사람, 정겨움 때문이다. 서울은 모르는 사람이랑 눈 마주쳤다고 자연스럽게 웃는 사람이 어디 있나. 또 한국에서 사주, 타로 하는 사람 중에 나만큼 영어, 일본어로 프리토킹되는 사람이 흔하지 않다. 분명 돈 벌 수 있다.


책 선물 당첨자는 내일 공지해 주신다고 해주셨으니, 당첨을 기다리며 나는 챗GPT에 저거 "토목공학과랑 대화할 수 있게~" 검색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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