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nt Te Dire Adieu
1968년에 발매된 곡이다. 발매된 지 60년이 다 되어가는 노래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련됐다. 이 노래를 다음 샹송 레퍼토리로 선택한 이유는, 오래오래 부를 레퍼토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10년 뒤, 20년 뒤에도 잘 어울릴 노래다. 그때 되면 더 성숙한 맛이 살지 않을까.
노래가 아무리 살랑살랑거려도, 이별 노래다. 가사만 보면, 남자가 먼저 마음이 식었든, 헤어지자고 했든, 여자는 아직 혼란스럽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넌 나한테 더 설명해 줘야 돼. 내가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니.'가 주요 메시지다.
그래서 노래는 가사를 알고 불러야 한다. 이 노래를 해맑게 웃으며 부르면 이상해진다. 갑작스럽게 이별 통보를 받은 사람처럼 좀 멍하고, 인생 허무하단 듯이 부르는 게 맞다.
사랑의 찬가 (Hymne à l’amour)
에디트 피아프가 비행기 추락 사고로 잃은 애인을 생각하며 직접 만들어 부른 노래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레퍼토리 삼기 위해 더 찾아보다가, 그들의 시작이 불륜이었단 걸 알고 좀 충격받았다. 프랑스 국민들은 이들의 사랑을 진정한 사랑으로 응원했다고 한다. 한국 전쟁도 아직 안 일어났던 시기에?
세기의 사랑 노래라고 생각하고 듣고 불러왔는데, 시작이 불륜이었다고 생각하니 좀 이상해졌다. 그런데 이내 마음을 고쳐 생각했다. 에디트 피아프가 이 곡을 쓰고 불렀을 때 그 감정은 내가 충분히 느끼고 익혀 불러야 한다. '너의 재산만 보고 사귀었는데, 알고 보니 넌 빈털터리네'하는 내용도 아니고, 한 사람을 사랑하는 그 감정은 진심이고 진짜이기 때문이다. 나는 에디트 피아프가 저 노래를 만들고 부른 모습을 존경한다. 저런 삶의 비극은 겪지 않아야겠지만, 내가 추구하는 고차원적인 예술적 승화다.
이 노래는 레퍼토리로 삼는데 급하진 않다. 지금보다는 삶의 연륜이 더 깊어져야 더 잘 부를 거 같다. 그래도 지금부터 부르면 변천사가 생기겠지.
오 샹젤리제
원곡은 'Waterloo Road'라는 영국 노래인데, 프랑스어로 바뀌면서 가사도 런던에서 파리가 되었다. 원곡에서 'Waterloo Road'는 지도에서 찾아보니 진짜 워털루역 옆을 말하는 거 같다. 사실 샹젤리제보다 워털루 로드가 나에겐 추억이다. 샹젤리제 거리는 기대를 품고 갔는데 '뭐야. 가로수길이랑 뭐가 달라.' 싶었다. 애초에 쇼핑에 관심이 없어서 더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워털루는 다르다. 촌구석 사우스햄튼 살기엔 난 너무 대도시 쥐라, 기차 타고 런던 워털루역에 내리기만 해도 물 만난 물고기가 되었다.
노래 제목에서 '오'는 감탄사 '오'가 아니다. 불어로 '오'는 '에서'를 뜻하여, '샹젤리제에서'라는 뜻이다. 샹젤리제 거리가 낮에도 밤에도 너무 좋단 노래이기 때문에, 몰입해서 부르려면 내가 좋아하는 거리를 생각하겠다. 런던 코벤트 가든, 소호 지역을 좋아한다. 런던에 가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들렸다. 거기엔 다양한 뮤지컬 극장들이 있고, 크리스마스 시즌엔 예쁜 장식들이 거리마다 있다.
영국 가기 전에 부른 2023년 버전으로, 지금은 저 때보다 불어 공부를 하여 발음이 더 정확해졌다. 행사 분위기와 사람들이 박수 쳐주는 게 흐뭇해지는 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