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노래해야 하는지

by 이가연

내가 왜 노래해야하는지 모르겠고
내가 왜 영국 페스티벌 출연을 위해 그렇게 노력했는지도 모르겠고

'영국 쪽에서 연락 올 때가 됐는데... 그래도 3월 중순까진 기다리라 했으니까' 했는데 이젠 상관 없다. 오든지 말든지. 역설적으로 이런 마인드면 연락이 올 거다.

그 사람 덕에 작년에 6곡을 냈다. 미니 1집을 냈다. 원래는 일 년에 한두곡 낼까 말까였다. 묶어서 미니 1집으로 내기엔, 그렇게 묶어 말할 이야기가 없었다.

당장 의욕이 안 생기는 게 당연하다. 그 사람에게 노래 잘 들었단 말을 들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신곡을 기다려주는 팬들의 목소리를 들은 것도 아니다.

2023년 11월부터 내가 노래하던 이유가 사라졌는데.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제발 나 좀 알아달라고 모든 걸 해오고 있었다. 당연히 나 자신을 위한 이유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누구 한 사람 때문이 95%는 아니었던가.

글은 계속 쓰게 되는 이유는, 글은 '나 자신을 위함'의 비중이 비교적 높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이 매거진 전체를 언젠가 읽을 거라는 믿음 80%, 당장 나를 위해 20%.


'널 위해 살아야지. 널 위해 노래해야지.'라고 할 사람들이 꼭 있을 거 같다. 보통 이런 생각이 들면, 내 안의 목소리다. 내가 나를 채찍질하는 것이다. 나를 위해 해야되는 거 누가 모르냐. 2년 동안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느라 까먹었다고. 2년이면 긴 시간인데 잠깐 까먹었을 수 있지. 어차피 돌아올 거야 나는. 왜냐하면 나는 15년을 음악을 해왔고, 그럼 그 안에서 2년은 긴 시간이 아니거든.

음악과 모든 종류의 도전이 95%
글도 80% 한 사람 때문이었다면

전시회 관람은 100% 나를 위한 거라서
요즘 전시회 보는 데 꽂혔다.

뭐 그렇게 살아가면 된다.


예전에 우리 할머니가 나의 책 '인디 가수로 살아남기'를 다 읽으시고는, 그 놈의 음악이 뭐라고... 눈물 났다고 하셨다고 했다.

아 사랑이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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