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니체를 읽는가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 스타북스

by 이가연

p24 사랑 속에는 언제나 얼마간의 광기가 들어 있다. 그러나 그 광기 속에는 또한 언제나 얼마간의 이성이 함께 들어 있다는 것이다.

그런 것 같다. 사랑하면 불에도 뛰어들고, 물에도 뛰어드는데, 얼마나 광기 어린가.


p68 외모가 추하다는 것을 그리스인들은 일종의 범죄로 취급했다.

안구테러죄냐. 거 너무하네.


p117 먼 데서 들려오는 바람이 음악처럼 느껴질 때 인간은 행복하다. 음악이 없었다면 인생은 오류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독일인은 신마저도 천상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과 함께하던 모든 날은 옳았다. 헛된 날 하나 없었다. 음악이 좋아서 삶의 의미가 되었나, 아니면 삶의 의미를 찾다 보니까 음악을 계속 붙잡게 되었나. 어느 쪽이든 음악이 있어야 내가 행복하다.


p119 침묵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침묵은 가장 잔인한 위선이다.

'나는 왜 이리 침묵을 지킬 줄 모를까.'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인생을 살면 살수록, 얼마나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걸 힘들어하는지 느꼈다. 언젠가 "이가연이란 사람은 목소리, 음악, 사람이 다 똑같다"라는 평을 받은 적이 있다. 나는 앞으로도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p145 만약 하루의 3분의 2 정도를 자신을 위해 사용할 수 없는 인간이라면, 그가 정치가이든 상인이든 혹은 관리나 학자이든 그저 노예일 뿐이다.

24시간 중에 이미 3분의 1인 8시간을 자는데... 깨어있는 시간만 말하는 거겠죠? 나는 오늘 얼마나 나를 위해 보냈는가. 돈벌이를 하지 않더라도, 집에서 내내 넷플릭스만 보고,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으면 나를 위하는 삶이 아니다. 나는 한 끼를 먹더라도 잘 먹으려고 노력하고, 책 읽고 글 쓰고 공부하고, 하루하루 나를 위해 쓰고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p211 살아남은 자들은 결코 고통을 아픔이라 부르지 않는다.

정신과와 함께한 지도 벌써 11년이라, 스스로 살아남은 자라고 생각한다. 이제 내게 고통은 예술과 한 세트다. '하늘이 날 얼마나 더 훌륭한 예술가로 만들려고 이러시나' 싶다.


p278 그런데 소득의 정도보다 일의 즐거움을 더 먼저 따지는 희한한 인간이 있다. 그들은 지나치게 일을 가리고 쉽게 만족할 줄 모르는 종족이다. 만약 아무리 소득이 많더라도 일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들은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다. 예술가와 철학자가 이 종족에 속해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이 책에서 가장 재밌게 읽었다. 그쵸. 아빠 회사 물려받으면 일 년에 몇 억씩 벌어요. 절대 생각 없잖아요.


나는 당장 일도 돈도 없다. 그러나 도저히 레슨비를 낼 수는 없는 형편이지만,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꿈이 매우 확고하고 간절한 학생에게 내 시간, 에너지를 다 투하해서 그냥 도와줄 수 있다. 모교가 아닌 어느 학교에서라도, 멘토링 강연을 요청한다면 또 얼마든지 봉사로 갈 수 있다. 이렇게 힘 있는 주최 측에서 왜 공연자들을 모집하면서 페이를 안 주고 '무대 제공' 따위나 적어놓는 거냐며 욕을 하지만, 아이들 앞에서 노래 봉사 공연은 재밌게 했다. 나를 즐겁게 하는 일이라면, 돈을 안 주던, 거기가 강릉이던 영국이던, 다 가고 싶다.


확실히 예술가가 맞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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