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K-MOOC 수강기

한국의 사투리

by 이가연

작년에 이어 올해도, K-MOOC 사이트에서 들을 교양 강의 쇼핑을 하였다. 작년에 '건축과 도시의 인문학'과 '스마트도시건축재생의 이해'를 이수한 바 있다. '건축과 도시의 인문학' 강의는 진심으로 누구에게나 추천하는 교양 강의다. 특히 교수님이 창원 얘기를 엄청 하셨는데, 그 자부심이 느껴져서 재밌었다.



이 사이트를 수년째 이용하고 있지만, 공학 - 토목, 도시를 선택해서 검색하고 있는 나 자신이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내가 기대했던 것 : 그래도 디자인인데 예술적인 거

실제 학습계획표 :



원기둥 그리기는 할 줄 알까? 너 원기둥이 뭔진 알잖아.

내가 땅은 팔 수 있어도, 수학은 못 할 거 같다.


그래서 찾았다.



나는 원래 악센트에 관심이 많았다. 평생 미국 영어 발음으로 살아오다가, 영국에 몇 달 밖에 있지 않았음에도 노력해서 영국 영어 발음으로 바꾸고 유지하는 중이다. 영국에 석사만 하고 온 사람이 이렇게 발음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내가 배운 건 영국 표준 악센트이고, 영국 안에서도 지역마다 천차만별인 억양에 관심이 많다.


핑계 잘 들었다. 그냥 경상도 사람 좋아해서 이런 것이다.


아래 내용부터는 강의에서 들은 인상적인 내용이다.


한국의 성조는 경상도 방언에 있는데, 머리에 있는 가마는 '가마, 사람들이 타는 가마는 가'마다. '는 높은 소리를 표시해 주는 기호다.

- 그걸 표시해 주는 기호가 진짜로 중국어처럼 있었다니. 나는 이런 게 너무 알고 싶었다. 하다못해 피아노로도 쳐봤다. 나는 음악 하는 사람이니까, 음으로 외워야 되나 싶었다.


18세기 '남해문견록'에는 유의양이 경상남도 남해도에 살면서 그 섬에 사는 주민들이 말하는 사투리를 당시 서울말과 비교하여 적은 부분이 있다. 그는 이런 방언은 처음에는 알아듣기 어려우나, 오래 들으면 귀에 익어서 이해할 수 있다며 그러한 사투리가 잘못되었다거나 없어져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다른 옛날 책을 보아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제법 많았다.

- 2년 전부터 가끔씩 언급하고 있다만, 사투리를 '고친다'는 표현을 안 했으면 좋겠다. 방송에서 출연자가 '다르다'를 '틀리다'라고 말하면, 자막으로 고쳐서 알려준다. 그런 것처럼, 사투리를 '고치고 싶다'가 아니라 '바꾸고 싶다'라고 말하는 게 맞다는 사회적 인식이 좀 생겼으면 좋겠다. 아직까지 한 번도 이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나 매체를 접해본 적이 없다. 내가 미국 발음 고치고 싶다고 하지 않는 것처럼, 그냥 표준어 쓰고 싶다고 말하면 좋겠다. (자신의 개성이니 그냥 더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쓰면 좋겠다.)


타 방언권에 속한 충북 영동 (중략) 등은 동남 방언과 전이 지역을 형성한다.

- 가족 중에 나랑 가장 잘 맞는 할머니가 충북 영동 출신이시다. 분명히 충청도인데, '파이다' 같은 경상도 말을 하시는 걸 종종 발견하게 되었다. 그동안은 지도 보면서 '이 정도면 김천 구미랑 가까우니까, 섞였을만하다'라고 생각했는데, 진짜로 확인하니 반가웠다.


동남 방언의 가장 큰 음운적 특징은 바로 성조가 변별적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경남 방언은 고조, 중조, 저조의 3단계를 가지며, 경북 방언과 영동 방언은 고조, 저조의 2단 체계를 이루면서 음장이 변별적 기능을 가지는 것으로 본다.

- 더 알아보고 싶다. 경북이 2단이면, 더 극단적이기 때문에 경남보다 세게 들리는 것인가.


자음면에서는 경상도 화자들이 ㅅ과 ㅆ을 변별하지 못하는데, 젊은 층 화자들의 경우 점차 구별해 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 "야 너 ㅅ이랑 ㅆ 구분 잘 못 하지"라고 하는 순간 ㅆ로 시작하는 욕이 날아올 수 있다.


'ㅂ' 불규칙 용언의 경우, '무섭어, 춥어'와 같이 'ㅂ'규칙 활용을 보인다.

- 불규칙 용언, 학창 시절 국어 시간 이후로 참 오랜만에 듣는다. 문득 미국 영어와 영국 영어도 문법적 차이를 알아보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영국은 have pp를 더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한국은 이 작은 나라 안에서, 문법 규칙이 달라진다는 게 정말 흥미롭다.


지금까지는 유튜브와 인스타를 보면서, '매매해라 = 단디해라 = 똑띠해라' 이런 게 나올 때마다 캡쳐해두기만 했다. 몰랐던 단어를 알게 되는 건 재밌었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뭔가 체계를 잡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최근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기 시작한 만큼, 이러면서 국어와 더 친해지는 건 좋은 일이다. 한국인이라고 한국어를 잘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한국어 설명 기술이 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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