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리가요

by 이가연



이 글을 보고 '당분간 신곡은 없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저 글을 쓰고 발행한 시점에만 해당된다. 모든 생각과 말은, 그 순간뿐이다. 무한 순환한다. 글을 쓰고 1시간도 안 되어서 '음.. 역시 지금은 저렇게 안 느끼네.'싶었다. 다음에 어떤 곡을 낼지 머리를 굴리는 건, 1집이 발매되기도 전부터 쭉 해오던 일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제목이 '여력이 없어요'가 아니라 '너무 슬퍼요'였어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슬픔이 오히려 다음 곡을 내게 만든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 '무슨 곡부터 하지.' > '안 들었으면 어떡하지.' > '이 곡 좋아. 아니야 저 곡 할까.' 이런 식으로 햄스터가 쳇바퀴 뛰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회전한다고 보면 된다.



그렇게 올해 2월에 쓴 '연락할까 봐'를 발매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네버엔딩스토리' 노래를 들으며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뤄져 가기를'라는 가사를 보며 '어떻게 이렇게 아린 가사를 쓸 수 있을까.'싶었다.

지는.


1집 앨범 자체가 멜로디에 얹어진 편지다. 다음 노래들도 계속 내고 싶다는 건, 노래에 담고 싶은 말이 아직 많이 남았다는 뜻 아닐까. 1집에는 큰 틀이 담겼다면,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곡들은 세부적이다. 예를 들어, '그동안 수고했어'는 작년 8월 말, 이제 곧 석사가 끝나니 쓴 곡이다.


보아하니, 곡을 최근에 썼을수록 기절하겠다. 아직 그 감정이 소화되기 전인데, 비즈니스 모드를 장착하고 일을 진행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감정 상태에서 곡을 썼든, 쓴 지 시간이 좀 지났을수록 괜찮았다.



지난 앨범 준비하면서 '하 기절하겠다'라는 말을 굉장히 자주 했다만, 그래도 아직 기절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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