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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책 이야기

하버드 행동심리학 강의

웨이슈잉 지음 / 박영인 옮김 / 에쎄

by 이가연

p47 "93퍼센트의 사람들이 망설이는 습관 때문에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망설임이 사람의 적극성을 갉아먹고 행동을 느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당신도 이 93퍼센트 중 한 명은 아닌가?

- 아. 저는 인류의 5%에 속하는 ADHD입니다. 그중에 충동형이구요. 망설이는 게 뭐죠? 솔직히 사람들이 그냥 하면 되는데 망설이는 것만 봐도 너무 답답해해서 공감 능력 부족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 망설일 때 하나 생각났습니다. 상대방이 나를 싫어할까 봐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으로부터 미움받는 거, 세상에서 그게 제일 무섭습니다. (울지 말고 얘기해 봐)


p52 남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하고 자꾸 의견을 구하지 마라. 다섯 명에게 물어보면 각기 다른 다섯 개의 답이 돌아오고 그러면 당신은 2차적으로 또 추측하고 고민하게 될 뿐이다.

- 내가 만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상대방이 생각해 보고 해결책을 가지고 온다면, 나는 이미 그사이에 실행했을 것이다...


p55 영국 심리학회에서 발표현 한 편의 글은, 우리가 자신의 결정이 잘못될지 모른다고 의심할 때 재빨리 수정할 수만 있다면 결정의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많은 심리학 연구를 보면 적어도 75퍼센트가 자신이 처음 고른 선택을 고수하는 것이 좋다고 여긴다. (중략) 사람이 자신의 결정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은 후 가장 먼저 드는 감정이 바로 후회다.

p59 우리 인생에서 선택은 단 한 번에 그치지 않으며 언젠가 과거의 결정을 '수정'하고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다.

- 얼마든지 워홀이나 글로벌 탤런트 비자를 받을 수 있는데도 한국 돌아왔다는 후회를 엄청 하곤 했다. 그러고 보니 돌아온 지도 벌써 거의 일 년이 다 되어간다. 이젠 올해까지는 확실히 한국에 있고, 내년부터 어디 살지는 모른다. 그렇게 살아나가면 된다.


p86 대체적으로 많은 이들이 남에게서 안 좋은 일이 일어날 위험은 과대평가하면서도 자신에 대해서는 그 가능성을 대폭 축소시킨다.

- 이래서 차 탈 때 안전벨트를 꼭 해야 하고, 비행기에서 안전 교육할 때 잘 들어야 한다.


p143 외부에서 원인을 찾는 데 익숙한 사람은 대체로 성격도 밝다. 반면 습관적으로 내부에서 원인을 찾는 사람은 문제의 원인이 언제나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책에 시달리고 그 결과 심리적인 문제를 안고 산다.

- 동생이 불합격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걸 듣고도 깨달았다. 나는 완전 후자다. 그래서 '자꾸 나를 들여다보고 분석하고 글을 쓰는 행위'가 정신적으로 안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를 들어,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 중에는 분명 진짜 그러면 안 됐던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내가 ADHD여서 제대로 대처를 못 했나 보다'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건 좋은데, 인간 관계는 쌍방이다. 나 50%, 상대 50% 책임으로 그렇게 된 거다. 오빠는 나보고 이제껏 알았던 사람 중에 내가 제일 사람에 상처를 심히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상처받고 산 것도 억울한데, 자책에 시달리며 살 필요는 정말 없다. '습관적이다'라는 표현이 참 맞는 거 같다.


p154 '자기 지향적' 완벽주의자다. 이들은 자신에게 비교적 높은 목표를 부여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런데 노력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이들은 스스로를 비판하면서 낙담하고 우울해한다.

- 이 책에서는 세계적인 발레리나의 예시를 들었는데, 자신의 공연 중에 12회만이 진심으로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공연이 1-2곡을 하는 것도 아니고, 만족하기 정말 어려움에 공감한다. 나는 2017년부터 그동안 해온 모든 공연을 기록해 둔 일지가 있는데, 아마 나도 매우 만족했다고 적어둔 공연은 별로 없을 것이다.


p237 자신의 속마음과는 다른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는가? 자신의 속마음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것이 말은 쉬워도 막상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 이 문장은 좀 새길 필요가 있다. 나 미니 2집 내고 싶다.


p339 얼마 전 어느 TV 프로그램에서는 미국인은 '상관없어'라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고 지적했다.

- 남자들이 데이트할 때 여자가 '아무거나'라고 하는 걸 싫다는 걸 어디선가 들은 적 있는 거 같다. 나는 그럴 일 없는데. 자기 의사 표현 너무 확실해서 탈인데. 연애할 때 내가 모든 데이트코스를 주선했던 기억이 난다. 근래 했던 소개팅도 다 그랬다.


p340 상황을 피할지 아니면 방치할지 선택할 때 '상관없어'는 가장 좋은 방패막이가 되어준다. 많은 사람들이 결정에 대해 쿨한 태도를 갖는 것은 사실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이 두려워 일말의 여지를 두는 행동인 것이다.

- 나도 그래서 그런 사람 이제 별로 안 좋아한다...



*내가 5%에 들기 때문에 해당하지 않는 내용들이 있었다. 마치 시각장애인이 '걷지 말고 뛰세요. 걷는 것보다 5분이라도 뛰셔야 됩니다.'라고 말하는 책을 읽은 기분이랄까.


그래도 이 두꺼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결정 그까짓 거 어차피 고치면 되니까 그냥 해라. 안 죽는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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