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루빈 / 정지현 옮김 / 코쿤북스
p136 어떤 씨앗에 집중할지 선택하는 최고의 기준은 흥분감일 때가 많다. (중략) 이럴 때 망설이지 말고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라. 이것이 언제나 작업에 가장 크게 도움이 된다.
- '네가 연락할까 봐 1집 낸 거야.'라고 말하는 이 곡을 나는 다음 신곡으로 내야겠더라.
p155 예술이 가슴에 와닿는 한 가지 이유는 인간이 서로 너무 비슷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작품 속에 담긴 공통적인 경험에 끌린다.
- 곡 제목을 '사랑해'라고 바꾼 것도 그래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구체적이면 사람들이 공감하기 어렵다. '이대로 끝이라면 / 다신 볼 수 없다면'이라는 가사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많다.
p156 우리가 예술을 만드는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유용한 것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다. 우리는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창조한다.
- 그저 있는 그대로 나를 표현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사람들이 구리다고 생각하든, 별로 공감을 못 하든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나는 나를 위해 음악을 만든다.
p165 나는 곡을 직접 만드는 싱어송라이터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당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다음 앨범에 수록될 곡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과연 어떤 곡이 될까요?"
- 괜히 아이유 님이 이번 앨범 수록곡 중 '있지'를 부르는 모습이 상상된다. '있지..'하고 한숨 쉬듯 내뱉는 모습이 잘 어울리실 거 같다. 그리고 타이틀곡 '아직, 너를'은 이영현 님처럼 파워 보컬이 빵빵한 밴드 사운드와 함께 부르면 참 좋을 거 같다.
p203 예술가들은 시간이 많이 흐른 후 예전 작품을 돌아볼 때 그것이 사실은 연약하고 은밀한 속내의 공개적 고백이었음을 깨닫고 충격을 받기도 한다.
- 나는 이미 내 '연약하고 은밀한 속내'가 만천하에 다 까발려지는 것에 익숙해서 괜찮다. 뮤지션만 할 수 있는 공개 고백이다.
p204 황홀감을 만나고 그것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것은 창조 과정에서 일어나는 가장 귀하고 심오한 경험이다.
- '아직, 너를' 녹음하면서 느낀 그 황홀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태어나서 그런 황홀감을 녹음실에서 느껴본 건 단언컨대 처음이었고, 앞으로도 자주 없을 거다.
p210 우리의 모든 작품은 그것이 만들어진 순간의 최고 작품이다.
- 과거엔 음원을 하나하나 낼 때마다 참 조심스러웠다.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하고, 이게 다 내가 죽은 이후에도 남는다고 생각하면 '정말 이게 맞나'싶었다. 이제 낼 때마다 그런 부담감은 갖지 않기로 했다. 그저 그 순간의 산물이다.
p239 맹목적인 믿음이 없다면 예술에 어떻게 필요한 것을 줄 수 있을까? 존재하지 않는 것을 믿어야만 존재하게 만들 수 있다.
- 사람이든, 예술이든. 맹목적으로 믿음이 간다는 게 사랑인 거 같다.
p294 작품은 예술가에게 흥분을 일으킨다. 이것이 당신의 관심을 끈다. 그리고 예술가의 관심이 작품을 자라게 만든다. 이것은 상호 의존적이고 조화로운 관계다.
- '아직, 너를'은 여전히 들을 때마다 흥분된다. 이 노랜 앞으로 더 빛을 보게 될 거다.
p331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 짧게 머무르다가 가지만, 이곳에 머문 시간을 나타내는 기념물로써 작품을 만든다. 작품은 우리의 존재를 계속해서 확인시켜 주는 무언가이다.
- 저작권료는 내가 죽은 뒤, 70년까지 지급된다. 문득 그걸 누가 받게 될지 궁금하다. 어느 재단에 자동 기부하려나. 아무튼 나는 죽어도 음악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