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서를 거절하고 러너가 잘 사는 것도 아니다.
러너는 이성적인 선택을 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만큼 불안, 고통, 슬픔의 시간을 많이 맞이하게 된다. 유니버스는 러너와 체이서 둘 다 어려운 상황으로 밀어 넣어 성장하게 한다.
체이서는 믿기 어렵겠지만 러너는 체이서에게 상처를 준 것을 후회한다. 러너가 감정을 덮거나 다른데 신경 쓰기는 가능해도, 체이서를 완전히 잊어버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무의식에 남아있어서, 문득 떠오르거나 꿈에 나온다.
(체이서의 고통에 대한 부분을 읽고, 나는 ADHD 진단받았을 때와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 이제야 모든 것이 이해가 되는 느낌이랄까. '러너도 아프다니 그건 너무 싫은데요.'라고 하는 사람들도 역시 지구 반대편인지 옆편인지 다 존재한다.)
이 트윈 플레임 관계는 쉽지 않다. 소울 메이트는 술술 잘 풀리는 반면, 이건 알을 깨고 나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니 아무나 트윈 플레임 관계를 맞닥뜨리지도 않는다. 이걸 마주하게 된 사람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영혼이 남다른 사람이다. 하늘이 괜히 시련을 주지 않는다. 그만큼 깨지며 성장할 수 있는 그릇을 가진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일이다.
그래서 트윈 플레임 관계는 맺어지지 않는 일도 흔하다. 서로의 바닥을 보게 될 수도 있고, 트라우마를 마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자기 성장을 경험한 체이서가 더 이상 러너를 쫒지 않고 소울 메이트와 이어질 수도 있다. 이미 깊이 있는 사랑을 경험해 본 체이서이니, 그만큼 깊이가 있는 소울 메이트를 만나게 된다.
(사진을 보니 문득 내가 사자자리, 불 별자리였음이 떠올랐다. 별자리에는 물, 불, 공기, 흙 별자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