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증세가 감지되었습니다

by 이가연

사람마다 우울증, 무기력의 신호는 다 다르다. 내가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인생이 지루하다는 말은, 나에게 참 강력한 우울 신호다. 얼마 전까지 나는, 오빠에게 나는 결코 지루할 일이 없다고, 지루할 틈 없이 나를 갈군다고 했다. 도대체 ADHD인이 어떻게 지루하고 심심한가. 다른 ADHD인은 잘 모르겠지만, 나의 경우 대단히 문제가 생긴 것이다. 마치 전기가 갑자기 다 끊긴 것과 같다. 전기는 끊겼고, 물은 나오는 거다. 물만 나온다고 살 수 있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확실한 신호는 밥과 잠이다. 근래 잠도 5-6시간만 자면 깨서 수면 유지가 안 되고, 종종 밥을 하루에 한 끼만 먹기도 했다. 본인의 평균 수면 시간, 식사 시간에 따라 다르다. 오빠는 매일 4시간만 자고도 잘만 생활한다. 반면 나는 하루 7-8시간씩 자야 되고, 5-6시간 자면 바로 컨디션에 영향을 받는다.


'저녁은 뭘 먹을까?'하고 조금은 즐거워야 하는데, '또 밥 먹어야 할 시간이야? 이 놈의 밥 좀 안 먹고 배가 안 고프면 안 돼?'싶을 때가 있다. 과거 '밥을 언제까지 먹어야 돼. 언제 알약으로 대체가 되는 거야.'라는 생각을 달고 살았는데, 그건 우울증을 달고 살았기 때문이란 걸 깨달았다. (ADHD도 영향이 있다.)


나는 브런치 글을 자주 쓰게 되는 것도 신호다. '그냥 글이 많이 쓰고 싶은가 보다'하지, 누가 그걸 알겠는가. 그만큼 스스로를 열심히 들여다봐야, 감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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