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조언해 줬던 것 중에 아직도 새기고 있는 것들이 있다. 첫 번째가 가성이다. 니 노래 가성 쓰는 게 좋다고 했어서, 일부러 어떤 음색 좋아했는지 알 거 같은 그 음색 사용해서 커버곡 올려둔 것들도 있다. 이번에 발매하는 '그동안 수고했어'도 그렇다.
사실 임팩트 있는 흉성 소리에만 집중하기 쉬웠는데, 시야가 더 넓어졌다. 강약 조절이 중요한데 너무 '강강강강'으로 달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때, '맞다 걔 가성 좋아한다 그랬는데'하는 생각을 하면 굳이 가성이 아니더라도 소리 질감을 다르게 쓸 수가 있다.
두 번째는 악기 반주다. 피아노 치면서 노래를 부르다 보니, 피아노 반주는 패턴이 거의 정해져 있다. 노래하면서 부르려면 화려하게 칠 수가 없다. 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비슷한 패턴으로 치면, 일반인은 지금 벌스에서 후렴 넘어간 것도 잘 모를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얼마 전에 'Welcome to the Show' 기타 치며 부를 때에도, 스트로크를 계속 달리 치려고 노력했다.
방금 쓴 자작곡 불러서 들려준 거다 보니 아무래도 노래는 정돈되어 있지 않았다. "응 니 노래 연습은 더 해야 된다."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어느 공대생이 감히 나보고 더 연습해야겠다고 하겠는가. 근데 그렇게 말해도 다 인정했다. 저 말도 귀에 남은 음성 중 하나라, 자작곡 대할 때 가끔 떠오른다. 사실 내가 노래를 잘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믿는 구석이 있어서 잘 안 불러보기 쉬운데, 저 말이 귀에 울리니 나를 노래 부르게 한다.
벌써 거의 2년이 다 되어가는 일이라, 당연히 다 기억할 수는 없다. 남아있는 말이 그만큼 강하게 남았다는 뜻이다.
공대인데 노래 조언을 해주고 전문적인 용어는 모르지만 뭐라고 하면 다 적용할만한 도움 되는 말이었던 거, 이 부분이 아빠랑 똑같았다. 뭐라 뭐라 말을 하면, '아 땜삥 더 주라는 거네.', '아 싸비가 싸비 같지가 않고 약하단 거네.' 등으로 내 말로 바꿔 알아들을 수 있다.
그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 같았으면 그렇게 조언하도록 냅두지를 않았을 것이다. 솔직히 누군가에게 노래를 들려주며 '어떤지 봐달라'는 건, 무의식 안에선 그냥 무조건 칭찬해 달라는 뜻이다. 칭찬도 '그냥 잘하네'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딜 어떻게 잘했는지 알려달라는 거다.
그런데 이 사람이 분명 좋은 말만 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들려주고, 그걸 내가 적용하려 하고 나아진 걸 느낀 것도 똑같았다. 인생에서 두 사람을 제외하고 없을 거 같다. 있을 거라고? 상대는 그럴 음악적 능력이 있어야 하고, 나는 그 사람의 말을 수용하고 적용했을 때 좋아해야 하는데 그 둘 다 충족되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당장 친구들만 봐도, 얼마든지 수용할 건데 그런 조언할 능력이 없어서 못 해준다. 그냥 다 잘하게 들리고 특별히 해줄 말이 전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