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는 발행취소 기능이 있어서 얼마든지 글을 비공개했다가 다시 공개할 수 있다. 발행취소했던 글 중 거의 가장 오래된 글을 다시 공개했다. 언제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었는지 모르겠다. 글을 보며 늘 그렇듯 뭔가 수정하고 싶은 욕구가 들었지만, 2023년 11월 15일에 쓴 그대로 재발행했다.
'크레센도를 그라데이션이라고 했어?'라고 생각하며 글을 읽다 보니 진짜 그런 말 했던 기억이 난다. 저 글을 썼을 때, 내가 이 매거진을 아예 따로 만들어서 글을 80개가량 쓰게 될 거라고 상상이라도 했을까. 사실상 이 매거진 최초의 글이다. 그 뒤에 남겼던 글들은 전부 상처받은 이후의 글들이니, 이후에 벌어질 일을 상상도 못 하고 순수히 친구로서 좋아만 했던 저 당시의 글이 보기 너무 괴로워서 발행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저란 말도 했었구나' 싶어서 신기할 뿐이다. 송폼 파트를 보고는 '그래. 이번 타이틀곡 '아직, 너를'은 여러모로 마음에 안 들 수가 없다니까.'생각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사람은 마지막 순간을 가장 강하게 기억하게 된다. 이건 그동안 스쳐간 모두 다 마찬가지였다. 얼마 전부터 하루의 틈 사이에 과거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려고 노력한다. 나는 충분히 저 글에 나와있는 내용을 떠올릴 수 있었는데, 혼자 가슴에 상처만 계속 내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기록으로, 그리고 의식적인 떠올림으로 인생에서 행복한 순간을 더 잘 각인시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