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나는 단순히 '네가 없어 슬퍼. 그리워. 힘들어. 돌아와 줘'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다. 내가 노래하고 싶은 건 사랑과 힘이다. 미니 1집 노래들을 들어봐도, 거기엔 '내면의 단단함'이 있다. 그것이 달라진 점이다.
나도 듣기만 해도 에너지가 팍팍 나는 신나는 곡을 쓰고 싶지만, 조용하게 누군가의 마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믿는다.
틀렸다
"혹시 고향이 마산 쪽이세요?"
"아 저 부산이에요!"
이야 처음으로 틀렸다. 세 번 맞춘 이후로 자신감이 높아졌었다. 그런데 부산도 어쨌거나 경남은 맞으니 부끄러울 일이 없다. 앞으로도 계속 던지도록 하겠다.
그만 알아볼래요. 내 서울말 다 뺏길 거 같애요.
이 날씨에 어떻게 걸어 다녀요
요즘 날씨가 무척 더워서, 얼굴이 찡그려지기 쉽다. 그럴 때면, 예전에 어떤 할아버지가 웃고 다니니 보기 좋다고 했던 말을 떠올린다. 놀랍게도 한국에서였다. 의식적으로 입꼬리를 올리고 다니려 노력한다.
그리고 그냥 여기가 소튼이라 생각한다. 거기나 여기나 똑같이 답답하다. 거기 살 때도, 노잼 도시라 욕하면서 매주 다른 도시에 갔다. 요즘 소튼 살 때와 똑같이 어디 나갈 때 눈썹하고 입술은 칠하고 나간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일지라도, 누군가를 마주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고없고의 차이를 안다. 서울에서 일하는 20대 사무직 스무 명 중에 한 명이 여의도에서 일한다고 한다..
우리 엄마는 찾고 싶었던 20년 전 친구를, 아울렛에서 우연히 마주쳐서 지금 매주 목요일마다 만나서 논다. 난 이 놀라운 사례를 바로 옆에서 접하고, '인연이면 마주친다'를 믿게 됐다. 말도 안 되는 일은 세상에 충분히 다 일어나고 있다.
또한 길을 걸어다니다가 "요즘 날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시민 인터뷰해서 MBC 뉴스에 나올지 어찌 아는가. 그런 생각이 있어야 도파민이 분비되어 밖에 나갈 수 있을 거 같다.
병원에서
1월 : "저는 왜 ADHD 진단을 이제야 받은 거죠?!"
"지능이 너무 높아서 그래요..."
7월 : "질문하는 사람들 때문에 미쳐버릴 거 같아요. 새로운 사람 만나면 30초 만에 싫어져요. 만나서 대화 이어가는 걸 질문 밖에 할 줄을 몰라요."
"지능이 너무 높아서 그래요... 그 사람들이 잘못된 거네요."
문제 해결은 안 됐지만 기분은 좋아졌다. 그리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신찬성은 살면서 처음으로 '나보다 똑똑하네'하고 느꼈던 사람이었다.
무조건적 사랑
신찬성은 무조건적으로 사랑한다고 외치면서 이사랑은 왜 사랑 안 해줘. 가명부터 '이사랑'으로 지었으면서. 나를 바라볼 땐, 얼마나 조건적인가. 멋진 내 모습, 웹사이트에 적힌 내 모습은 엄청 좋아해 주면서, 싫어하는 내 모습은 못살게 군다. 그래, 그런 나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