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토녀입니다
요즘 테토녀, 에겐녀 말이 많다. 나는 4-5년 전과 작년, 두 번이나 병원에서 "또래 여성들에 비해 테스토스테론이 2배 많다"고 들었다. 검증된 테토녀다. (건강에 좋지 않다. 자궁에 문제가 생긴다.) 내가 보기엔 얼굴은 에겐녀인데, 관상에 테토녀가 없는데 호르몬 때문이었나.
현실 남매
나 : 엄마 꿈에서 나 6개월 뒤에 결혼한다했대.
동생 : 어우 불쌍해라. (남편이)
나 : 웃긴 거 보여줄까?
동생 : 거울 봄?
비교 불가
김현우 같은 사람은 대학 다니면서 한 학기에 한 번씩 있었다. 원래 이런 사람은 바로 잊어버리는데, 신찬성과 엮여서 에피소드로 남는 바람에 기억에 남게 되었다.
신찬성은 성인 이후 처음으로 두 달 이상 좋아해 본 사람이다. 그전엔 그냥 미친 속도로 상대를 극혐 하게 되고, 인생에서 순식간에 삭제시키는 경험만 해봤다. 그런데 이 사람은 살면서 남자에게 들은 말 중에 가장 심하게 말을 들었어도, 그걸 천번 곱씹어도 결코 싫어지게 못 했다. 아프기만 하고, 사람이 싫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이해하고 더 ㅅ..사랑하게 됐다.
가족도 잘 안 되던, 저 사람 입장에서 이해하고 용서하려는 시도를 처음으로 수백번하게 했다. 상식적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감정을 2년 가까이 느꼈다. 그걸 어떻게든 설명하려다보니 표현력, 글쓰기와 음악도 늘었다. 나를 말도 안 되게 성장시켰다. 내가 정말 강해졌다. 맹목적이고 미친 소리 같을 것 같아서 계속 못 뱉겠지만, 걔네 부모님만 가능한 일들이 나도 가능할 거 같다.
김현우와 신찬성 이야기를 다 아는 학부 동기가, 내게 그 둘에 대한 마음이 어떻게 다르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말문이 막혔다. 무슨 개미와 63 빌딩을 비교하는 질문 같았다. 강아지와 코끼리처럼 카테고리라도 같아야 비교를 할 거 아닌가.
드라마
중국 드라마를 보는 이유가 영원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믿고 싶기 때문이라면, 의학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죽음이 늘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함이다. 나 자신, 가족, 친구가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는 걸 생각하고 너그럽고 따뜻하게 살고 싶다.
칭찬해
영국을 12월에 갔다 왔는데 5월에 또 가고, 9월에 또 가는 것에 죄책감을 느꼈다. 버는 돈도 없는데 잘못된 거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마음 같아선 7월에 가고 싶었는데 여름은 비행기 값이 너무 비싸서 9월로 정했던 거다. 그리고 다음엔 내년 2월에 가고 싶어서, 적당한 텀을 두고 싶었다.
핵심은 이미 6월 말부터 너무 힘들었고 7월부터는 고비를 넘기듯 살아왔단 거다. 나의 생존 패턴에 의하면 진작 지난 달에 창원 한 번 갔다왔어야 한다. 나는 살아남듯 살아왔다. 잘 살아있기에 9월 영국도 갈 수 있다. 이건 내가 죽지 않고 잘 살아남은 것에 대한 보상이다. 우울증 약 먹으니까 이제 돌아다닐 힘이 있는데, 극심할 때는 당장 무료로 비행기 탈 수 있다고 상상해도 일어날 힘이 없었다. 그게 내가 내 상태를 체크하는 하나의 방식이었다. 여권 들고는 움직일 수 있겠는가. 그러니 9월에 막 신나서 여권 들고 간다면, 그건 내 몸을 잘 돌본 덕이다. 칭찬해야 마땅하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지 않을 것이다. 계속 삶이 이럴 것 같이 느껴지는 건 우울증적 사고 중 하나다. 비록 지난 1년은, 미칠 거 같을 때 영국 표 끊고, 그 전에 미치겠으면 창원 들려서 영국 갈 때까지 버티며 살아왔지만, 이건 결코 영원하지 않다. 지금은 그냥 잘 살아냄에 대한 보상만 즐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