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할 수 있으니까
11시 반에 깼다. 12시 반쯤 잤는데 이게 말이 되는가. 그러다 지난밤 꿈을 생각하니 멍해졌다.
꿈에 주우재가 나와서 꿈 내용을 메모장에 막 기록해 두곤 잠들었다. 그런데 두 번째 잠에서도 주우재가 나왔다.
내가 막 팔짱을 끼고 밤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절대 안 떨어지겠다고 했다.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심지어 집도 같았다.
진짜 깨기 싫었구나.
지난 4개월 동안 꿈에만 3번 나왔다. 처음 나왔을 때, 특별히 팬인 것도 아닌데 신기했다. 그래서 떠오르는 특징을 적어봤다. '옷 잘 입는다, 츤데레다, 대문자 T다, 은근히 웃기다'였다. 그래서 '치환'이네 하고 알았다. 원래 꿈 해몽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꿈에 나온 그 인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치환됨에 익숙했다.
최근에 고향이 창원이시란 걸 알게 됐다. '어우 신이시여'했다. 방송에서 사투리를 전혀 안 쓰시지 않는가. 경상도 사람이 그게 가능한가. 그럼 현존하는 연예인 중에 신찬성과 제일 닮은 사람이 맞다. (키와 얼굴이 다르단 건 알지만, 심리학적으로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중요시 여기는 특징이 중요하다.)
세 번째 나온 지금은, 경계심이 든다. 이렇게 오래 잔 적이 적어도 올해 한 번도 없다. 비현실적으로 꿈 속을 살면 위험해진다는 하늘의 경고인가 싶다가도, 그냥 신찬성 그대로 꿈에 보내주시지 왜 계속 주우재로 치환해서 꿈에 나오는지도 의아하다. (덕분에 오늘 한 시간 넘게 '너에게 닿기를' 커버를 들었다.)
과거 경험에 의하면, 그 사람을 마주하기 심리적으로 어려울 때 치환되어서 등장한다. 보통 그 감정은 애증, 분노다. 직접적으로 꿈에 등장하면, 정신적으로 힘들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인물로 치환되어 나온다고 분석해 왔다.
이번엔 마주할 자신 있으니 원래 인물이 나왔으면 좋겠다. 애증, 분노 감정을 회피할 생각도 없고, 가족과 음악, 어차피 지금껏 살면서 살아오며 느낀 모든 사랑의 감정이 애증이었다.
꿈에서라도 제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