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말이 떠오를 때는, 그 순간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들이 존재한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다 이유가 있었겠지.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지. 걔도 ADHD인가 보지.'등의 사고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젠 상처는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최면 이후로 자유로워졌다. 한동안 기쁨과 설렘으로 가득했다. 그런데 그 시기가 지나니 짙게 찾아온 감정이 있다. 그리움이다. 이건 그냥 목에 가시 박힌 기분이고 답도 없다.
과거엔 '진짜 그때 상처받았어. 너무한 거 아냐? 아니야. 그것도 날 위해서 한 말이었을 거야.'라고 뇌를 쓸 수 있었는데, 그리움은 그 감정 자체로 심장의 쌍싸다구를 맞는 느낌이다. 머리를 쓸 여지가 없다.
'이게 더 고통인데' 싶어도 이게 맞다. 전자는 애증 감정을 애써 머리 써서 누르는 셈이었다.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바뀔 거다. 그 무한 반복되던 침습 현상이 끝났듯, 지금 느끼는 모든 것도 영원하지 않다. 앞으로 1년이고 2년이고 계속 이렇게 혼자 삭일지언정, 내가 느끼는 감정 상태는 점차 변화할 수 있음을 가슴에 새겨둔다.
늘 그래왔듯 계속 그냥 글 쓰고 노래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