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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이 사랑

애착 형성

비행기 끄적 1

by 이가연

인터넷에는 참 많은 이별 극복법들이 안 보고 싶어도 종종 뜬다. 그중에서 '추억의 장소를 혼자 찾아가서 뇌가 새로운 기억으로 덮게 하기'를 봤다. '저는 그게 영국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자주 가고 있거든요.' 라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팍 이 생각이 뇌를 스쳤다.

얼마 전 글에서 걔는 내 인생에 들어온 천사가 아니라 제 2의 부모라 했다. 부모 한 쪽과 그냥 똑같다. 그말은 즉, 내 뇌는 마치 아이가 부모 한 쪽이 갑자기 버리고 사라진 것처럼 느낀다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정말 모든 것이 설명된다. 이거 단순 남녀감정 아니다. 최면에서도, 그동안 자기 성찰에서도, 이미 깨달은 바 있다.

그렇다면 더 큰 일이다. 흔히 더 좋은 사람 만나면 잊혀진다고 한다. 부모는 안타깝지만 애증 관계다. 나에게 분명 상처를 많이 남겼다. 나는 더 좋은 사람이 아니라, 이런 부모 같은 애증 관계를 다시 만나고자 갈망할 건데 없을 거다. 우리 부가 너무 훌륭한 사람이다. 이건 걔나 가능했다. 상처 받은 수준마저도 같다.

물론 '그렇다면 부모와의 애증 관계가 풀리고 더 이상 그런 관계를 끌어당기지 않게 되면 정말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지 않겠냐.'라고 할 수 있는데, 저는 그냥 평생 이렇게 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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