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가본 사람이 쓰기엔 민망하지만, 서울 사람이 두 번 가본 것도 많이 간 것 같아서 남겨보아요. 처음에 마산, 창원, 창원중앙역이 다 붙어있길래, 여긴 뭐 이렇게 역을 많이 만들어놨나 싶었어요. 그렇게 따지면 서울역하고 용산역도 가깝긴 하죠. 저희 집에선 용산역이 아주 조금 더 가까운데, 둘 다 상관 없이 있으면 타고 댕깁니다.
아주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창원만 놓고보면 정말 갈 데가 없고요. 마산이나 진해를 가야 돼요. 그렇지만, 저는 창원중앙역 앞에 가보고 싶은 카페 하나를 발견해서, 이번엔 1순위를 창원중앙역으로 잡으려 합니다. 영국풍 카페래요.
저는 두 번 다 마산에 숙박했어요. 구경한 것도 사실상 다 마산이었죠. 제가 배 타는 걸 좋아해서, 두 번 다 배 타고 돝섬에 가봤어요. 한 번은, 옆에서 새우깡을 줘서 갈매기 떼가 계속 쫒아와서 재밌었어요. 섬이 진짜 조만한데, 진짜 사람 없고, 평화로워요. 서울에선 경치 좋으면 사람이 많지 않나요. 사람이 많으면 그건 저한테 경치 좋은 게 아니거든요. 처음 갔을 때 완전 좋아했어요. 배에 사람이 다섯 명 탔나 그랬을 거예요. 그렇게 관광객이 없어서야, 유지가 될까 싶어요. 나중엔 하루에 배도 몇 번 안 뜨지 않을까요. 행사 같은 것도 좀 하고, 홍보가 되어야 할텐데, 마산 사람도 아닌데 안타까운 마음이 괜히 드네요. 옛날엔 잘 나갈 때가 있었다고 들었어요.
섬 한 바퀴 걷는데 한 시간도 안 걸릴 거예요. 정말 사람을 한 명 마주칠까 말까 했습니다. 포토스팟이 아니고서야, 거의 다 혼자였어요. 노래 부르면서 걸어갈 수도 있을 거 같더라고요. 배 탈 시간이 거의 다 되어야, 사람들이 하나둘 그 근처에 모입니다. 그 앞에 매점도 있어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던 기억도 나네요.
그리고 해양드라마세트장이 하나 있어요. 여기는 차 없으면 버스가 안 다녀서 가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평일 배차 몇 회라고 뜨는 걸, 마산 가서 처음 봤어요. 마산만 가면 택시비가 많이 나와서 불만입니다. 여수도 이 정도는 아니거든요. 아무튼, 여기도 한 번 가보고, 순천 드라마세트장도 한 번 가봤는데요. 순천이 훨씬 볼 거 많긴 해요.
근데 여기는 자연이 너무 보기 좋아요. '산 좋고 물 좋다'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학창 시절에 좋아했던 사극 드라마들을 여기서 찍어서, 반가웠어요. 괜히 막 드라마 배경음악 틀어놓고 분위기에 한껏 취해봤죠. 제가 갔을 땐, 정말이지 저 말고 한 명 정도 밖에 없었어요. 아무도 없어서 대낮인데도 좀 무서울 지경이었어요. 사방이 사극 세트장이라, 마치 조선 시대에 떨어져있는 것 같은데, 아무도 없다고 상상해보세요. 평화롭긴 정말 평화로웠어요. 택시비는 많이 들겠지만, 다시 또 가볼 예정입니다. 다만 올해 12월까지 공사라고 해서, 내년에 가보는 게 더 좋을 수는 있겠어요.
교통 말고도 애로사항이, 호텔도 마땅치 않아요. 죄다 모텔 같은 곳이 많은데, 저는 일단 돝섬에 갈 거란 계획이 있었으니 그 근처로 잡았는데요. 스카이뷰호텔이라고 3성급인데, 제법 괜찮아요. 호텔 조식을 먹는데, 그 넓은데 저 혼자여서 민망했지만 가격 보고 "이야 영국이었으면 저 가격에 뭘 먹냐"하며 만족했던 기억이 있네요.
호텔에서 나와서는, 창동예술촌 쪽 골목골목 걷다가 서울로 돌아갔었는데요. 벽화가 좀 그려져 있습니다. 콰이강의 다리는 가려고 계속 찜해뒀었는데, '과연 택시비 값을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답이 안 서서 안 갔어요.
특별히 어딜 구경하려고가 아닌, 정말 그냥 편안함 느끼려고 찾는 곳. 저에겐 사람 없고, 볼 거 없고, 항구 있고, 전철 없고, 대신 기차는 잘 다닌다는 점에서, 사우스햄튼이나 여기나 똑같다고 생각했거든요. 월미도 갔을 때 보니까, 항구 도시만 보면 엄청 좋아하더라구요. 대전, 천안 이런 데는 물가가 없어서 이런 느낌을 못 줘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도시가 국내에도 있어서 다행이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P.S. 브런치 글 카테고리를... 유튜브 재생목록처럼 두 개 선택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원래 '꿀팁 이야기'에 넣으려고 했는데, 아무리 봐도 여기가 고향인 사람 사랑한다는 말을 길게 쓴 것 같아서 이 매거진에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