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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찬 이규봉 Apr 07. 2020

막내가 이사한 날

엄마의 기쁨

어제는 막내가 自家로 이사한 날!
이사하는 날은 각종 처리해야 하는 일 때문에  부부 모두 정신없을 날이라 카톡도, 전화도 안 하고 하루 종일 궁금했던 맘 꾹꾹 눌러 두었다가 저녁 무렵 아로미(막내 며느리)에게 전화했다.

2018년 4월 28일(둘이 사귄 지 5년 되는 날) 결혼, 2년 채 되지 않은 어제 내집 마련하여 이사한 것! 비록 25평 협소하긴 하나 서울에서 신혼부부 집 마련이 어디 쉬운 일인가 말이다! 그것도 부모 도움 없이 스스로.

작년 9월, 큰 아이가 내집 마련하여 들어갈 때는 너무 기특한 맘, 믿음직스런 맘, 그랬었다. 물론 두 아이 모두 배부르게 맘껏 ㅎㅎ 대출받았으니 열심히, 열심히 갚아 나가야 하지만.

밤에 혼자 책상머리에 앉아 책 보고 있으려니 까닭없이 자꾸 눈물이 난다. 막내는, 막내는 왜 이리 짠한 생각부터 앞서는 것일까? 나도 막내인 처지라 그럴까?  

장성하도록 곁에 있어준 에미인 내 맘도 이리 짠한데 1년 10개월 된 막내를 두고 눈 감으신 우리 엄마는 어찌 날 두고 가셨는지!

혹자들은 부모와 마주할 날이 그만큼 짧아 그런 맘이 드는 거라고 했다. 어쨌거나 늘 짠하게 생각하는 맘이 바탕에 깔려있다.

부모에게 장남은 장남이라 듬직한 믿음이 우선하고, 막내는 막내라 짠한 맘이 우선인가 보다! 기특한 만큼 짠한 맘도 커서 책상에서 책 마주하면서 눈물 훔치느라 손수건 옆에 두고.

험하디 험한 세상 씩씩하게 잘 헤쳐나가는 장남은 장남대로, 부모 눈에는 한없이 여려 보이는 막내는 막내대로 그 둘이 먼 장래에도 무난하게 걱정 없이 잘 살아가길!

[2020.4.6 又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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