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솔찬 이규봉 Apr 14. 2020

대청호 둘레길 4구간

정보 : 4구간은 원마산에서 신상교까지이다. 금성마을에서 원마산으로 가는 버스는 60번, 61번 그리고 71번이 있다. 10시경 60번 버스나 10시 15분경 71번 버스가 온다. 시내버스 안내(042-522-2254)  

   

4월 13일 월요일. 금성마을 버스정류장에서 마을 쪽으로 조금 들어가면 신상교로 가는 이정표가 나온다. 그 앞에 차를 주차해 두고 버스정류장으로 되돌아와 한 20분 기다리다 60번을 타고 4구간 시작점 원마산에서 내렸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려가면 오른쪽에 근사한 전원주택이 있고 마치 사유지 같은 주민들의 길이 있다. 그 길을 걸어 물가까지 내려가면 3구간에서 오던 길과 마주친다. 오늘은 대체로 평탄한 호숫가 길을 따라 걸었다. 전망 좋은 곳이며 드라마 촬영지라는 곳에 도착하니 널찍한 주차장이 나온다. 나무로 된 길을 따라 호숫가까지 들어갔다가 나오는 이 길은 이름대로 전망이 매우 좋고 사진 찍을 곳도 많다.


1년 중 4월만큼 상큼한 계절이 있으랴! 연하디 연한 새싹들, 우리가 한눈팔고 있는 사이 온전한 제 모습들을 재빨리 드러낼 것 같은 연 푸르름이 지천에 깔려있다. 자세히 살펴보아야 보이는 앙증맞은 어린 봉오리들을 지금 이 4월에 볼 수 있음이 얼마나 행운인지! 올 가을에 다시 보러 오라는 듯 의연한 자태로 호수 한 켠을 채우고 있는 연갈색 갈대들조차 사랑스럽다. 오늘은 중간중간 쑥을 캐기도 가졌다. 쑥버무리를 해볼 작정으로 제법 캤다. 중간중간 나무로 된 산책길도 있고 드라마 촬영지도 있어 이 구간만 선별하여 탐방해도 좋을 것 같았다.     


금성마을 차를 주차한 곳까지는 산책길이 평탄하고 아름다웠다. 이정표를 보니 왼쪽으로 1km 가면 오늘의 종착지 신상교가 있다는 이정표가 뚜렷하게 서 있다. 따라서 가보니 또 다른 이정표와 벤치가 나오는데 너무 아래에 세웠는지 아랫부분이 모두 물에 잠겨있다. 그리고는 길이 끊겼다. 주변에는 잡목뿐이다. 길을 찾아 잠시 헤맬 수밖에 없었다. 어렵사리 길 같은 것을 찾아 따라가니 넓은 인공습지 공원이 나온다. 그 위로 예전 경부고속도로로 사용하던 길이 있고, 호수 위로 가로지르는 다리가 바로 신상교다.     


도로를 따라 주차한 곳까지 거리는 2km나 되었다. 오면서 보니 우리가 왔던 길이 아닌 공원에서 바로 산 위로 올라가는 길로 이정표가 보여 다시 공원으로 내려갔다. 이정표는 선명했고 우리가 왔던 곳으로 가는 이정표는 없었다. 조금 오르기는 했으나 곧 임도를 만났고 따라 내려가니 주차한 곳이 바로 나왔다. 공원에서 이곳까지 1km도 안 되는 길이었다. 신상교 가는 이정표가 왼쪽이 아니라 직진하라고 되어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여기까지 온 김에 가까운 옥천에 들러 증약막걸리를 구입했다. 옥천 '군북양조장'에서 주변 향토인들에게 공급하는 모양이다. 널리 공급하지는 않지만 이 지역에서는 꽤 알려진 증약막걸리는 시큼하지도, 달콤하지도 않으니 마시기에 딱 좋다.      


지난밤에 도올 김용옥 저 '도마복음 한글역주'를 보면서 '봄비에 솟아오르는 연두 잎 같은 노인이 돼라'는 말이 강렬하게 맘에 와 닿았었다. 그런 문구를 접한 바로 다음 날인 오늘 도처에서 그 어리고 여린 연두 잎들을 대하니 반갑기 한량없다. 해마다 맞이하는 봄이요 4월이지만 오늘 마주하는 4월의 자연은 새로움 그 자체다.     


심란한 마음을 부여잡고 막힌 공간에서 끙끙대고 있을 일이 아니라 아무리 바쁜 일상이더라도 한 주에 한 번은 어디든 발걸음 하여 자연을 접해보라! 일상을 바쁘게 만든 사람은 곧 자기 자신이다.

[又玄과 松峴 2020.04.14]


작가의 이전글 막내가 이사한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