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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찬 이규봉 Mar 01. 2021

단독주택 ‘우송재’ 삶의 이야기(2)

완전 리모델링

아마도 내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거주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이 집을 아내가 원하는 대로 꾸며주고 싶었다. 그것이 아내가 아파트를 떠난 서운함을 빠른 시간에 해소하고 그나마 주택에 마음을 둘 수 있는 첫 단추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새로 지은 집은 아니나 새집처럼 꾸며주고 싶었다. 그래서 안은 물론이고 바깥도 포함한 주택 전체를 완전하게 리모델링했다. 

   공사 기간은 9월 1일부터 30일까지였고 공사 변경이 좀 있었으나 이 약속은 지켜졌다. 우리는 한 달간 호텔 생활을 했다.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일 그 좁은 레지던스 호텔 방에서 한 달 내내 함께 지낸 것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내부 수리는 기본적으로 하는 도배, 페인트, 마루, 욕실, 싱크대, 조명을 포함 거의 모든 것에 손을 대었다. 우리는 재료에 있어서 적당한 선에서 하기를 원했으나 리모델링을 맡은 업체의 대표는 기본적으로 최고 사양을 추구하는 분이었다. 몇 마디 주고받다 보면 아내는 결국 그의 말을 따른다. 비용은 나중 문제고 일단은 자기 마음에 들기 때문인가 보다. 벽지도 최고급, 페인트도 친환경적인 최고급 사양을 사용했다. 페인트를 바르거나 벽지를 바르거나 할 때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다.

   목조주택이라 완벽하게 보온해주는 창호로 전체를 다 바꾸면 겨울에 결로현상이 생겨 내부에 습기가 차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1층 일부만 바꾸기로 했었다. 그러나 바꾼 후 모습을 보니 기존 것이랑 차이가 너무 나서 결국 전체를 다 바꾸기로 했다. 주택이라 자그마한 창부터 큰 창까지 꽤 많다. 이 결정으로 공사가 추가되어 전체 공정에 지장을 초래하고 비용도 1500만 원 정도 더 추가되었다. 그러나 완성되었을 때 모습을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루도 처음 견적 넣을 때는 강마루로 했으나 실측하고 실물을 고르면서 원목으로 바뀌었다. 자연스러운 무늬가 들어간 원목 재질로 바꾸면서 300만 원이 추가되었다. 이 마루를 깔고 나니 감촉이 아주 부드러웠다. 그러나 강한 것을 떨어트리면 물러서 자국이 쉽게 생기는 문제가 있다. 싱크대도 원래는 한샘 제품으로 중간 정도인 유로로 견적을 받았으나 실측하고 실물을 보면서 최고급 상품인 키친바흐로 바뀌었다. 이로 인한 추가 금액이 또 600만 원이다.

  외부는 지붕과 외벽 페인트칠 그리고 목조 데크 재설치이다. 원래 지붕은 아스팔트 싱글로 새지 않았다. 그럼에도 설치한 지 오래되었고 단열효과를 위해 주황빛이 감도는 스페니쉬 기와를 그 위에 올리기로 했다. 지붕과 기와 사이에 작은 공간이 생겨 단열효과가 높다고 한다. 외부 페인트 역시 최고급 사양으로 약간 섞인 흰색으로 하였다. 흰색의 외벽에 주황빛 감도는 지중해 연안의 스페인식 집을 떠 올리면 된다. 앞마당과 뒷마당에 있는 목조 데크는 심사숙고한 끝에 없애기로 하였다. 없앤 후 시멘트와 장식돌로 대신했고 거실 앞에는 툇마루를 만들었고 바닥에는 다듬이돌을 세 개나 놓았다. 하고 나니 아주 잘 되었다. 마당 전체가 넓어 보였고 울타리 아래에 화단을 조성할 수 있게 되었다. 앞마당이 훤해졌다.

   마지막으로 조경이다. 원래 조경은 견적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나중에 천천히 하려고 했다. 그러나 집의 완성은 조경이라며 리모델링 마무리 전에 하기를 적극 권장했다. 그러면서 인부를 소개해줄 테니 직접 재료를 사다 꾸미라고 한다. 처음엔 어이가 없었으나 여기저기 물어가며 정원 디자인을 완성한 후 인부를 사고 조경용 화산석과 자갈 그리고 잔디 등 재료를 직접 사서 앞마당을 완전히 바꾸었다. 여기에 들어간 비용이 불과 200만 원. 아마도 조경업자에게 맡겼으면 700만 원은 족히 들었을 것이라고 주변에서 말들 한다. 하고 나니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리모델링을 완수한 후 살펴보니 1억이 넘는 비용이 결코 아깝지 않았다. 고급 자재를 많이 사용하여 업체도 그리 큰 이익을 남기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 적어도 염려한 사기는 당하지 않았다. 입주청소를 마친 다음 날인 9월 30일 입주했고 다음 날에 창고에 맡겨진 이삿짐이 들어왔다. 2020년 10월 1일 우송재(又松齋)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계속)     

리모델링 전과 후 전경
리모델링 전과 후 데크
리모델링 전과 후 현관
리모델링 전과 후 부엌
리모델링 전과 후 1층 거실
외벽 페인트 하기 전 스페니쉬 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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