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남자들(3)
사랑을 대하는 태도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나는 절대 후회하지 않게 사랑하자 주의다. 그래서 연애하다가 헤어질 즈음마다 일상이 흔들릴 때도, 그저 사랑의 방식이라고 여겼다.
오빠가 뭘 요구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찾아보려고 알아내려고 이해하려고 애썼다. 예민한 성향은 생각에 꼬리를 물게 하고 불면증을 불러왔다. 3~4시간을 겨우 잤지만 그마저도 30분 이내로 무수히 깼다. 그렇게 한 번의 의견 충돌이 끝나면 나는 성장했다고,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해졌다고, 그렇게 믿었다. 다툼의 주기가 짧아지면서 잠을 못 자는 시간이 늘어나 정신이 피폐해지자 그만하기로 했다. 후회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 했어서 못 견딜 만큼 힘들 때까지 버텼다. 오빠도 서로의 가치관이 너무 다르다며 헤어짐을 받아들였다.
여전히 서로를 향한 마음이 남아있기에 너무 힘들면 종종 보자며 헤어짐 as를 해주기로 했다. 그렇게 헤어지고 2번을 더 봤다. 연인인 것처럼 장난치고 웃다가 우리가 헤어졌다는 사실이 떠오르면 울었다. 울다가 웃고, 웃다가 울며 같이 헤어짐을 받아들여갔다. 이런 헤어짐도 있을 수 있구나 싶었다. 그리고 이제 각자 견뎌보자며 마지막을 기약했다.
마지막으로 만나기로 하고 그 전날 밤, 두 시간 동안 편지를 썼다. 전 남자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 건 또 처음이었지만 여전히 사랑하고 응원했기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
“••• 사랑에 회의적이었던 나에게 사랑으로 이뤄진 미래를 그릴 수 있게 해 줘서 고마워. 사람으로, 사랑으로 인한 행복을 알게 해 줘서 고마워. 내 인생에 나타나 줘서 고마워.
우리 많이 아프진 말고 조금만 아프고 씩씩하게 털어내자. “
많이 사랑했고 행복했구나,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며칠 만에 울지 않고 잠자리에 누웠다.
잠이 들 찰나에 우리 커플의 연결고리였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요 며칠 한번 보자 한번 보자 하길래 심심한가 했었다. 한번 보자던 말은 봐야 되는 데가 되어 있었다. 할 말이 있어 보였다. 쎄했다.
뜸 들이는 친구를 재촉했다. 어르고 달래서 말해달라고 했다.
친구가 말했다.
내 남자친구를 성인물에서 본 것 같다고.
그래서 찾아보니까 애로배우라고 나온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