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서른 예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에게 May 15. 2024

서른 예찬

서른 예찬



크든 작든 파도를 막거나 조종할 방법을 전혀 모르겠던 시절. 그럼에도 기어이 본인이 휩쓸리고 있단 사실은 부정하고 싶어 뗏목도 만들어보고 나룻배도 만들어보고.. 여간 궁리를 한 것이 아니었던 사춘기. 불안과 혼란이 가득했던 20대, 와 드디어 쪄죽을 듯한 여름에 안녕했다. 비로소 만 나이로 서른을 찍고 내가 한 일은 월급 노비 생활을 탈출하였단 것. (무척 용기 있는 것처럼 보이나 전혀 그렇지 않음. 구질구질할만큼 버텼다.) 


서른이 왔다. 이래라 저래라 할 사람이 없는 대신 오롯이 나를 책임져야하는 서른의 삶이. 멍하니 타들어가던 8월의 길목에서 문득 '서른 예찬'이란 말이 반짝하고 지나갔다. 낯선 타지에 음식도 맞지 않았고 속에 불안거리가 가득 했는데 불시에 떠올랐다. 역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른인 내 삶이 꽤 맘에 든다. 아직은 철이 덜 들었지만 가끔 노인네 같은 소리가 나오는 나의 시대. 생에서 가장 자유로운 나이.


서른이 섬광처럼 사라지기 전에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나만의 서른 이야기를 기록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