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을 10초쯤 찍고 있을 때, 전화를 끊은 경찰은 나를 보자 격노하며 소리를 질러댔다.
그동안 나에게 부패경찰처럼 굴어왔던 언행을 사과하며, 정신 차리고 이제 나의 민원을 곧 처리해 줄 거라는 나의 예상과는 달리 경찰은 먼저 큰 소리를 질러댔다.
"너 내가 찍지 말라고 했지"
나는 재빨리 영상 촬영을 종료하고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하지만 그는 나에게 달려와 제압하기 시작했다.
"내가 너 사진 찍으면 철창에 처넣는다고 했지?. 너 이제 끝이야!"
난 달려오는 경찰을 맨몸으로 막으며 소리쳤다.
"나 사진 안 찍었다고, 내가 찍은 건 영상이라고!"
동료 경찰 몇 명이 다가와 함께 나를 제압하였고, 나는 슬슬 밀려 철창이 있는 건물 안쪽 공간으로까지 밀려났다. 다시 한번 나는 '사진 찍지 않았다'라고 외쳐대며 저항했지만 이미 폰은 압수당했고, 난 제압당했다.
그 짧았던 불과 30초의 상황은 내 신변을 180도로 바꾸어 놓았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철창으로 밀어붙일 때 힘으로 간신히 버텨내었던 것이다. 외부인의 눈에 띄지 않는 공간이라 그쪽으로 밀려났다면 어떤 상황이 되었을지 짐작하기 힘들었다.
이제부터 나는 조사를 받는 신분이 되었고, 분위기도 반전되었다. 내가 한 행동이 범죄라면 형행범으로 잡혀있는 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