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오는 걸음은 가볍지 않았다. 만신창이인 몸을 끌고 겨우 도착한 곳은 숙소 앞 식당이었다. 이곳에서 뭐가됐든 하나 먹고 들어가서 쉬고 싶었다.
이제 편히 잠을 자고 일어나 내일 일찍 본섬에 파출소에 들러 리포트를 받고 공항에서 비행기만 타면 스위트 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친 후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서 이 사태의 단초를 제공한 형들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심신이 모두 지친 난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다음날이 되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체크아웃을 준비했다. 어제 보이지 않던 형들이 잠들어 있었다. 나와 첫나들이를 했던 것처럼 새벽에 들어와 잠든 상태였을 것이다.
형들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많지만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 인가보다 생각하며, 조심히 짐가방을 가지고 나오는데 마침 큰형이 잠이 깨서 배웅하겠다고 따라 나오셨다.
이대로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 형들의 인생에서 어제의 에피소드는 없는 것이다.
부끄러운 나의 돌아이 짓이어서 사실 이야기하지 않으려 했다. 순전히 내 잘못이었고 내가 오해한 것이기 때문이다. 괜한 이야기 때문에 형들이 죄책감이 들게 하고 싶지 않기도 했다. 다만 언젠가 웃으며 에피소드를 이야기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라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시간이 많지 않아 형에게 어제의 일을 짧게 전해줬다. 현지에서 여행사를 하는 일에 도움이 될 수도 있거니와, 큰 형과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 이기도 했다.
형님은 예상대로 정말 미안해하셨다. 미안해하라고 이야기 한건 아니었지만 연신 미안해하시며 나에게 자신의 양쪽 주머니에서 나온 현지화폐와 동전을 모두 내 손에 쥐어주고는 나를 보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