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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Aug 31. 2023

비 내리는 오후 수업 지역 걸어가며

평소와는 다르게 바라보기






남편이 목요일에 집으로 오기에

오늘 수업은 걸어서 갔다.

예전에 남편이 태워다 주기 전에도

몇 번 걸어는 가봤지만, 오늘따라

비에 젖은 초록 잎사귀가 선명하다.













예쁜 꽃도 있어 접사로 찍어봤다.

여러 색깔의 잎이 예쁜 나무도 찍었다.

꽃도 찍고 자세히 보니

꽃잎에 맺힌 빗방울이 빛을 받아

반짝인다.











가로수 길 끝에 보이는 터널도 오늘은

그림 같아 찍어보았다.

아이들 만날 때까지 조금 여유가

있었기에 수업 가는 길에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듯 수업에 가는 재미도 솔솔하다.

멀리서 보이던 터널에 드디어 들어갔다.

터널 안의 풍경도 예뻐 찍어본다.

오래간 만이다.












수업할 아파트 사잇길에 드디어 도착했다.

좋은 아파트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내려가는 계단에서부터

복도식이 아니라 멋진 구조의 아파트

사진도 한 장 남겨 보았다.

나무도 훨씬 울창하고, 개수도 많다.

아파트 내 산책로도 잘 조성되어 있다.










이은대 사부님이 항상 말씀하신다.

평소에 자주 보던 것도 다르게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해 보라고.

어느새 따가운 태양빛에 더 짙어진

잎 색깔을 보게 되었다.

매주 두 번씩 오게 된 아파트도

새롭게 보였다.











걸어가는 20분 정도의 시간이 즐겁다.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 좋다.

교재를 챙기며 떠올린 아이들을

산책하며 한 번 더 떠올린다.

오늘은 어떻게 잘 지도할까?

제롬이는 바로셈과 스마트올을 한다.

오늘의 학습을 체크 못한 지 꽤 되었다.

집에 가서라도 점검해 봐야지.

바로셈 통분을 하고 있는데 어려운 가보다.

별표가 많다.










희우는 쉬고 있다.

다시 입회를 할지 말지 모르지만.

하여간 어머님께서 희우 건강이 좀

나아지고 나면 다시 하신다는 말을 하셨다.

벌써 한 달이 지났다. 희우 수업 안 한 지.

제롬이 수업 후 지인이 수업에 갔다.

지인이는 한자와 초단기 한국사를 배운다.

한자 B단계를 하는데.... 아무래도 A단계

복습을 좀 해야겠다.

요일도 잘 모르고.... 힘들어한다.

한국사는 오답이 많이 줄어 감사하다.









아이들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어두운 산책길이다. 밤이 되어서.

그러나 무섭지 않다. 날 지켜주는 분이

계시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어가며 집에 가는 길을

장식해 보았다. 이 길로 밝을 때 오면

수업 지역 오기가 편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어두운 길의 끝은 차가 다니는 안전한

길이다. 우리의 인생길도 그렇다.

칠흑같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순간에도 그 끝은 밝다는 희망을

버리지만 않는다면.

또 하나 배운 건 이것이다.

남편이 태워다 주었다면 걸을 수 없었던 길.

매사 남편을 의지하며 살 수는 없기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야겠다.










3일간 남편이 없는 시간을 보냈다.

물론 수업하느라, 수업 준비하느라,

채점하느라 센터에서 시간 보내느라

남편을 계속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버스를 타고 수업 지역 왔다 갔다

했던 월요일, 화요일.

그리고 산책하는 겸 기분은 좋았지만,

편하게 오가게 도와줬던 남편이 없어

허전하고 불편했다.

소중한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 만으로

감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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