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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Oct 19. 2023

손재주가 좋은 내 회원, 나는?

백백 프로젝트_13기_100_서른아홉 번째 글

목요일은 수업이 적은 날이다. 센터 수업은 두 친구 밖에 없고, 방문 수업도 원래는 두 친구 수업 밖에 없다. 그런데 어제 첫 수업 친구인 제롬이 어머니께서 오후 일찍 전화를 주셨는데, 당일 수업이 어렵다고 하셨다. 그래서 오늘 수업 괜찮냐고 물어보셨다. 늦어도 괜찮다며 그럼 오늘 하자고 하셔서 오늘 본의 아니게 다섯 친구 수업을 하게 되었다. 


아침에 비가 와서 그런지 일어나는 것부터가 힘들었다. 머리도 아프고 온몸이 몸살감기가 걸린 마냥 쿡쿡 쑤셨다. 일찍 일어나서 8시에 나가는 남편 밥도 챙겨줘야 하는데, 어찌 된 게 내가 얻어먹게 되었다. 삼겹살을 구워서 거기다 김치 총총 썰어 넣어 밥과 함께 볶았다. 김치 국물을 같이 넣어서인지 짜게 보였다. 그래서 밥을 하나 더 돌려서 넣었다. 그러니 간이 어느 정도 딱 맞았다. 아들도 좀 일찍 깨워 같이 먹었다. 남편도 나가기 전에 한 술 떴다. 가족이 함께 앉아 밥 먹을 시간이 적어 웬만하면 아침은 같이 먹으려고 한다. 


9시 37분, 나도 늦게 집을 나섰다. 오늘 목요일이라 참 교사 배움터가 있다. 오늘은 지난 월요일에 지국 야유회 이벤트 당첨된 지국 5개 중 나머지 2개 소개, 홍보의 달인 하재은 교사의 사례 발표, 세계적인 수학 교수 김민형 교수가 말하는 수학 학습을 잘하기 위한 방법 안내와 AI 수학의 특장점 이런 내용으로 교육이 진행되었다. 

오늘 교육 중 인상 깊은 것은 홍보의 달인 하재은 교사의 홍보 노하우 공유이다. 어느 아파트 몇 동을 홍보했는지 일일이 메모하고 체크하며 관리하고 있었다. 매번 6박스 각각 다른 홍보지를 마련하여 홍보하고 있는 점도 특이했다. ‘싱크빅 교사 하재은’이 아니라, ‘하재은’ 이름 자체가 브랜딩 되도록 각 전단지마다 아예 도장까지 찍어서 홍보한다고 한다. 

김민형 교수는 세계적인 수학 교수라고 해서 네이버에 찾아보기도 했다. 알고 봤더니 대단한 인물이었다. 옥스퍼드대학교 석좌교수이면서 서울대학교 석좌교수이다. ‘정수론과 위상수학을 결합한 접근으로 혁신적인 이론을 제시하여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세계적인 반열에 오른 한국인 수학자’라고 나무 위키에서는 소개하고 있다. 


오후에 민재와 재형이가 센터에서 수업을 했다. 어제는 6학년 남자애들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다행히 오늘은 말 안 듣는 친구 두 명이 안 와서 그나마 조용하게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이따금씩 재형이가 버릇없게 굴기는 했지만 말이다. 재형이가 모르는 문제가 있어서 마침 옆에서 문제 풀고 있던 민재에게 설명해보게 했다. ‘드디어 우리 센터에도 하브루타 수업이 실현되나’ 했는데, 민재도 모르는 눈치다. 그래서 다시 자리로 가서 자기 것 하라고 했고, 재형이에게 알려주니 옆에 서서 보고 있던 민재도 알겠다고 했다. 뭐 어찌 됐건 계속 이런 시도는 좋은 것 같아서 해봐야겠다.


남편과 만나기로 한 6시 45분. 남편이 전화가 왔다. 톡을 41분에 보냈었다. 건물 뒤편으로 오라고. 그래서 다시 복도를 통과해서 건물 뒤편으로 가니 남편 차가 보여 탔다. 김밥을 건넸다. 이제 저녁이 간식이 되는 날이 많아졌다. 김밥을 먹으면서 스위첸으로 향했다. 첫 수업은 재희의 수업이다. 스마트 국어, 한자 깨치기, 바로셈 이렇게 세 과목을 하는 친구다. 국어는 어서 마치고 스마트올 과목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바른 시일 내에 어머님과 상담을 해 봐야겠다. 한자 깨치기는 벌써 4A단계이다. 처음 만났을 때 7A인가 하고 있었는데. 세월 참 빠르다. 바로셈도 이제 거의 C단계 덧뺄셈이 끝나간다. 


김재희 수업 이후 이름은 같지만 성이 다른 최재희 초등학교 1학년 여자 아이 수업에 갔다. 지난주에는 우울한 표정으로 내가 와도 나오지 않고 있었는데, 오늘은 밝게 웃으며 나를 맞이해 주었다. 들어가며,

“우리 재희, 오늘은 기분이 좋아 보이네?”

라고 인사했다. 바로독해, 스마트올 메이트, 바로셈 이렇게 수업을 진행한다. 스마트올 메이트는 스마트올 인터넷 강의 듣는 친구들에게 교사가 방문해서 오답도 체크하고, 특별 강의도 잘 듣도록 해 주는 수업이다. 이 수업이 밀려서 속상했는데, 이번 주는 그래도 수업을 잘해 놓았다. 웃는 이유가 있었다. 재희가 이틀 뒤에 생일이라고 한다. 역시 아이들이 웃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우리 재희 생일이구나! 선생님이 다음 주에 올 때 선물 챙겨 와야겠네. 그래도 이번 주 숙제 잘해야 주니까 꼭 숙제는 해 놓자.” 싱글벙글 웃으며 오늘 수업은 끝이 났다. 평소 같으면 수업하고 바로 어머님과 상담을 하는데, 오늘은 재희 방을 쭉 둘러보다가 재희가 만든 소품들에 눈길이 갔다. 특히 목재로 만든 미니어처집과 관람차가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허락을 받고 사진도 찍어왔다. 나가는 길에 자기가 만들었다며 또 자랑을 하는 재희에게 들고 있어 보라고 하고 폰 카메라를 들었다. 어머니도 기분 좋아하는 표정이시다. 어머님이 내어 주신 연양갱과 곡물 두유도 감사히 잘 먹었다고 인사드렸다. 


재희를 보면서 유난희 손재주가 좋은 우리 딸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딸도 이렇게 만드는 걸 참 좋아한다. 아직도 우리 집 책장에는 딸이 방과 후 시간에 만들었던 수원 화성이 있다. 어찌나 꼼꼼하게 만들었든지 실제 수원 화성을 떠올리게 한다. 재희도 손재주가 좋으니 앞으로 잘 성장하리라 믿는다. 손재주 좋은 사람은 생활력이 강하다고 한다. 뭘 해도 먹고살 것이기에 어른들이 그렇게 말한 게 아닌가 싶다. 나는 손재주는 비록 좋지 않을지는 몰라도 글재주가 좋은 사람이고 싶다. 매일 글을 쓰는 나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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