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그 불완전함까지도 사랑해.
지난 주 가장 여운이 남았던 콘텐츠가 있었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보게 된 방탄소년단 리더 RM의 솔로 앨범, <mono>의 수록곡 중 하나인 ‘seoul’의 뮤직비디오이다.
*먼저 영상부터 보고 오시죠!!
지난 유엔 연설에서도 일산을 언급한 바 있고, 본인의 고향인 일산에 대한 곡을 쓴 적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번엔 서울이라니. 더군다나 ‘HONNE’의 프로듀싱이라니! 더더욱 기대하며 영상을 재생했다.
서울의 풍경과 영상미, 음악, 다 너무 좋았지만 내가 가장 감탄했던 부분은 이 가사였다.
사랑과 미움이 같은 말이면,
I love you seoul.
사랑과 미움이 같은 말이면,
I hate you seoul.
나는 서울은 좋은 곳이야, 라고만 말하지 않는 그의 솔직한 진심과, 어쩌면 ‘사랑’에 대한 통찰이 담긴 표현에 감탄했다.
친구들은 툭하면 떠나겠다 해
난 끄덕거려 보지만 웃질 못해
너무 인정하기 싫지만
이미 난 너의 매연과
그 역겨움까지도 사랑해
청계천의 비린낼 사랑해
선유도의 쓸쓸함을 사랑해
돈만 있으면 살기 좋다던
어느 택시기사의 그 한숨까지도
I love y'all.
그는 서울에 어두운 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것은, ‘서울의 그 일그러진 부분까지’라고 이야기한다.
@usay2 언니와 사랑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우리는 너무 완벽해서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가 아니라,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오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했다.
어쩌면 그게 너무나 진리인 것 같다.
우리는 완벽한 대칭에서 미를 느낀다 하지만, 사실 자연에 완벽한 대칭이란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 완벽하지 않은 그 자연스러움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어쩌면, 사랑이란 그 완벽하지 않은 부분까지를 받아들이는 것을 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 <Luby Sparks>에서는 이런 대화가 나온다.
‘I’m such a mess.'
‘I love your mess.’
아, 이것이 사랑의 모습이 아닐까.
완벽해서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있는 것.
나도 다른 지역에서 나고 자라, 이제는 서울이 내 집이 된 사람이다. 나 또한 서울에 애정과 미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타지 생활 5년째, 서울에 집 없는 서러움을 겪으면서, 그리고 요 며칠 미세먼지에 시달리면서 정말 서울이 싫다, 는 생각도 자주 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서울에 사는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서울의 한강과 추억이 쌓인 풍경들, 그렇게 일상이 된 공간들을 사랑하고 그리워한다.
서울이 진짜 아름다운 것이 불완전함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단지, 그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있는 인간의 마음에 감탄하고 싶다.
언젠가 ‘잘함과 진심’을 방탄소년단의 성공 원인으로 분석한 책을 본 적이 있다. 나 역시 그들의 콘텐츠가 나올 때마다 스스로의 열정과 노력에서 나온 잘함, 인성, 그리고 무엇이 진짜 중요한 지 아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것이 느껴지곤 했기에, 그 책의 인사이트에 공감했었다.
그리고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진심이 담긴 이번 콘텐츠에 너무나 감탄했다. 방탄소년단과 동시대를 살며 그들의 콘텐츠에 울림을 받고 그들의 성장을 뿌듯하게 지켜볼 수 있어서 정말 행운이다. 무엇보다 서울을 이렇게 공감되게 표현해주어서, 나는 너무 다행스러울 정도로 좋고 자랑스럽다!
나도 그들처럼 본질을 보고 진심을 다해 영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도 그들의 잘함과 진심을, 더욱 기대하고 응원할 것이다.
열 번째 #목요일의글쓰기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