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Julia and Us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eemeetskun Mar 01. 2020

Julia & Us 4. 프렌치 오믈렛

L'omelette Roullee . 2년의 숙원을 풀다

<남편의 요리>

와이프가 파이를 만드는 동안 나도 손 놓고 놀고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아, 물론 오늘 하는 요리는 사실 굉장히 간단한 요리다. 하지만 꽤 오랫동안 마스터하는데 애를 많이 먹었던 요리이기도 하다. 물론 지금도 마스터하려면 훨씬 많은 수련이 필요하지만, 어쨌든 줄리아 차일드의 레시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데 굉장한 역할을 한건 사실이다. 내가 이렇게 끙끙 앓고 있었던 레시피는 바로 오믈렛.


그럼 여기서 내가 그렇게 만들고 싶어 했던 오믈렛은 무엇이었을까?

아마 시작은 이 동영상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CqLztq5fXM


어느 일본 셰프가 오므라이스를 만드는데, 밥 위에 오믈렛을 얹어서 칼로 오믈렛을 탁 가르면 촤르르 하고 부드러운 오므라이스가 퍼지는 것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이 오므라이스를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려면 우선 오믈렛부터 마스터를 해야 하기에, 오믈렛 레시피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넷플릭스에 나온 `The Mind of a Chef'를 보면서 몇 번을 연습해 봤지만, TV쇼는 역시 편집이라 모든 과정을 완벽하게 아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줄리아 성님의 그림들이라면..?



내게 해법을 준 줄리아 성님. 줄리아 차일드의 쿡북은 사진은 없지만 이렇게 그림으로 자세하게 나와있어 꽤 편리하다. 하지만 그림이 없는 것들은 잘못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유튜브 한 번쯤 참고하는 걸 추천한다. 그래도 이런 유튜브도 없는 시대에 글과 그림만으로 사람들에게 프렌치 쿠킹을 완벽하게 전수하다니. 그녀의 세심함과 결단력에 박수를...



오믈렛의 레시피는 사실 그리 어렵지 않다.

1. 계란 3-4개 정도를 푼다. 우유나 다른 건 웬만큼 넣지 않고 소금간만 조금 한다.

2. 센 불에 버터를 녹인 논스틱 팬에 계란물을 푼다.

3. 계란물을 넣지 마자 신나게 팬을 흔들어준다. 이 스텝이 꽤 중요한데, 팬을 흔들면 몽글몽글한 스크램블 같은 텍스쳐가 생긴다. 그냥 익을 때까지 기다리면 오버 쿡 돼버린다.

4. 팬을 흔들다가 조금 결정체가 생긴다 싶으면 포크나 고무 스패츌라로 살살 밀어준다. 다만 밀 때 막 열심히 나처럼 계란을 접을 필요는 없다. 그냥 대충 이냥 저냥 밀어서..

5. 줄리아 형님이 알려준 방법으로 그릇에 옮겨 담으면,



이런 비주얼이 나온다. 물론 계란물이 조금 새긴 했지만, 괜찮은 비주얼 아닌가요? 실패했던 적이 너무 많아서 이렇게 뽀얀 노란색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감개무량했다.


위에는 후추와 파슬리를 좀 더 뿌려 가니쉬로 올렸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가니쉬는 좀 더 작은 크기로 자르는 게 좀 더 이쁜 비주얼이 나오는 것 같다.



물론 칼로 가르는 퍼포먼스까지 하려면 아직 갈길이 한참 남았지만, 적어도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선 것 같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