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by 수경

두 사람이 돌리는 줄넘기 줄은 쉼 없이 돌아가는데 들어갈 때를 자꾸 놓쳐 이제는 주저앉아 우는 형국



맑은 차 대신 달고 걸쭉하고 배부른 차에 길들여져

몸이 무겁고 덩달아 마음도 무거운데

사방을 막고 있는 눈과 안개로 빠져나갈 길을 잃다.



새로이 시작하는 달을 기다리지 않기로

정확히 바로 선 정각이라는 시각을 무시하고

새로운 한 주를 기다려 의미를 찾지 않기로


20일 토요일 오전 10시 07분

명쾌한 시작점도 마침점도 아닌 삐딱하고 불완전한 지금의 시각에서 다시 탈출을 시도해 본다.



내 마음아, 몸이여 가뿐하게 다시 일어나 주렴.



주저앉은 눈 위에 발바닥과 무릎 손바닥

힘써 일어선 자국을 선명히 새기며

멋지게 탈출에 성공해 주기를.

안개를 뚫고서



​#에세이 #슬럼프 #다짐 #시작 #나를사랑하는법

픽사베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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