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런하게 잘 짜여진 질서는 포개져 보이지 않던 공간을 펼쳐 확장하고 빛에 반사되어 어른어른 드러나다 숨기를 반복하는 시간에 이름표를 달아준다. 만약 중앙 차선이 없이 차들의 왕래가 허용된다면 시도때도 없이 쾅쾅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고 경적과 비명소리가 이어질 것이다. 내키는 대로 짜여진 시간에 학교와 관공서와 병원이 운영되고, 이용자는 자기 마음대로 시간을 내어 이곳을 방문한다고 하면 학교에서의 가르치는 일과 관광서에서의 업무와 병원에서의 진료는 거의 무에 가깝게 이루어질 수가 없을 것이다. 물론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다. 왜냐하면 고래로부터 우리는 질서의 미덕을 알고 이것을 더 정교하게 조직하여 활용할 줄 알기 때문이다.
3월과 4월,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는 담임선생님과 아이들이 질서와 규칙을 세우고 배우며 몸으로 실천하는 일이 한창 진행 중이다. 담임선생님의 목소리는 아이들의 조그만 몸을 위협하는 일이 없다. 친절하고 고요한 음성이 모두에게 이득이 되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규칙과 질서를 가르친다. 조금 흐트러진다고 해서 거친 음성으로 아이들의 기운을 삼키는 일도 없다. 더 고요해지는 음성에 아이들은 잠시 후 선생님의 말씀에 더 귀를 세우고 눈을 맞춘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독보적이고 확연한 차별성을 가진다는 것을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 있으면서 알게 되었다. 나는 1수업 2교사제 튜터로 3년 차 일을 하고 있다. 가방은 뒤쪽 무대에 4줄씩 가지런하게 놓아주세요. 가방이 차지하던 책상 옆선이 정돈되면서 아이들이 움직이는 공간이 확장되었다. 국어책을 펼치세요. 사물함에서 국어책을 꺼내고 미처 챙기지 못한 필통을 가방에서 끄내느라 4줄로 가지런하던 가방 대열을 무너뜨린 아이는 스스로 줄을 정리한다.
선생님~ 봅시다, 짝짝!
박수 세 번 짝짝짝! 박수 두 번 짝짝! 박수 한 번 짝!
이런 선생님과 약속된 신호는 아이들의 흐트러지는 몸을 반듯하게 세우고 눈을 동그랗게 뜨게 한다. 쉬는 시간 없이 연속된 시간을 잘 보내었으므로 다음 공부 시작까지 놀이 시간도 여유있게 이어진다.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지금 만들고 지켜지는 규칙과 질서를 보면 공간과 시간의 확장뿐 아니라 반듯한 미래가 보이면서 나는 질서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