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수와 짝수를 더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리보 젤리가 책상 위에 나란히 줄을 섰다. 조그마한 봉지 안에는 대다수 7개가 들어있는데, 간혹 8개가 들어있는 것도 있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하리보 젤리를 둘씩 둘씩 짝꿍을 만들어 짝이 맞으면 짝수, 그렇지 않으면 홀수인 것을 하리보 젤리 놀이로 더 재밌게 알 수 있었다. 젤리가 입 속으로 들어가 쫄깃쫄깃 한 개씩 사라질 때마다 홀수와 짝수가 번갈아가며 깜빡였다.
한 단원이 끝난 단원 평가에는 33이나 58과 같이 조금 큰 수의 짝수, 홀수를 묻는 문제가 있었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10, 20처럼 낱개가 아닌, 10의 묶음으로 나타난 수는 뒤의 수만 보고 짝수, 홀수를 맞히면 된다고 하셨다. 아이들이 스무 개가 넘는 구슬을 직접 그림으로 그려 짝꿍을 만들어 묶어준다면, 구슬은 시험지 바깥을 벗어나고 묶음도 뒤죽박죽 섞여 홀과 짝은 길을 잃고 헤멜 수도 있다. 선생님 말씀대로 뒤의 수만 보고 홀수, 짝수를 착착 맞히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기도 하였다.
나는 나의 도움을 받는 아이와 함께 시험지 문제의 한글부터 차근차근 읽기 시작하였다. 한번 더 문제를 풀어 설명하면 정답률이 쑥쑥 올라간다. 짝수인지 홀수인지 묻는 문제에서 5와 6과 7을 셀 때마다 매번 펴진 손가락을 보고 눈으로 둘씩 둘씩 묶는 아이에게 30 이상을 설명하는 것이 난감하였다. 10 이하 숫자에서 빨리 홀수 짝수 패턴을 알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랬던 아이가 달라졌다. 교육청에서 오신 코칭 선생님이 묻는 문제에, 눈 껌뻑이는 잠깐의 시간이 지나면 홀수, 짝수라고 척척 대답을 한다. 17은? 음.. 홀수요. 36은? 음.. 짝수요. 담임 선생님의 교실 수업과 뿌리튼튼과 코칭 수업, 또 가정 학습을 통한 전방위적인 학습 지원으로 아이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오늘 1교시에는 학습 결과물을 파일에 꽂는 활동을 하였다. 아이들의 이름이 적힌 많은 작품과 결과물들이 주인을 찾아가야 했다. 모둠의 1번과 2번의 아이들이 도우미가 되어 작품을 나누어주는 일을 하였는데, 내가 돌보는 아이도 도우미가 되었다. 1학기 때와는 달리 이제는 친구들의 이름을 읽을 수 있다. 친구들의 자리를 찾아 그 자리에 작품들을 올려놓는 일을 잘 해내고 있다. 하리보 젤리를 먹으며 홀수 짝수를 세던 때가 바로 엊그제인데 오늘도 한 뼘 크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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