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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다 Oct 30. 2022

제주도 한 달 살기를 끝마치고

Q&A 모음집 : 제주도 한 달 살기 예산까지!


안녕하세요, 소다입니다!


Q&A로 완전한 마지막 글을 쓰려고 해요. 질문이 많은 건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예산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기도 하고, 어차피 해야 할 일이어서 잠시 시간을 내서 정리하고 왔네요. 저도 제주도 한 달 살기를 할 때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 예산이었어서 자세하게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리려고 해요. (본문에 진행된 Q&A는 메일링 서비스를 할 때 받았던 질문을 바탕으로 하였습니다.)


도입부는 짧게 마무리하고 바로 질문으로 들어가볼게요! 오늘은 친근하게 이모지를 많이 사용해봤어요 :) 좀 더 보기 편했으면 좋겠네요!  


Q&A 리스트


Q 1. 여름 제주도, 혹은 타지역에서 한달살이를 할 계획이 있나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네, 있습니다! 하지만 계획이라기보단 로망이에요.

겨울 제주도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바람이 너무 불어 돌아다니기가 힘들더라고요. 무엇보다도 바다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게 커다란 단점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나중에 여름에 제주도에서 살아도 괜찮겠다 싶었어요. (태풍만 겹치지 않는다면...)


다음에 한 달 살기를 한다면 사실 외국에서 해보고 싶어요. �️ 이번 여행을 통해서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것보다, 그 지역에서 살면서 진득하게 보는 재미를 느꼈거든요. 무엇보다도 에너지를 온통 쏟아내는 단기간 여행은 제게 너무 큰 피로를 주는 거 같기도 했어요. 많이들 하는 다낭, 아니면 아예 프랑스도 좋아요. 미국도 좋고요. 외국어 공부부터 해야겠죠, 그래도?


그런데 로망이라고 한 건 적어도 5년 내에는 못할 거 같아서에요...� 더 많은 돈을 모아야 할 테고,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을 낼 틈이 앞으로 많이 없을 거 같기도 해서요.


Q2. "이때는 정말 육지가 그리웠다!" 하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제 에세이를 보면 아시겠지만 후반쯤에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면서 징징거리긴 했었죠. 가장 큰 이유는 외로움 때문이었죠. 순간으로 묘사하자면, 


"하루종일 집콕하고 있는데 들리는 소리는 넷플릭스에서 나오는 대화 소리뿐이고, 저녁시간이 되어 배가 고프긴 하지만 아무것도 해먹을 기력이 없을 때!" 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리고 인스타그램 등 SNS를 볼 때도 있었는데요.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사진을 올리면 그게 부러워지더라고요. 옛날에는 제주도 놀러간 사람의 SNS 사진을 부러워했었는데...�


집밥이 그리울 때도! � 제주도 음식은 맛있긴 하지만, 집밥만의 그 따스함이 그리워지더라고요. 역시 밥이 최고야...


Q3. 제주 한달살이를 함으로써 새로 생긴 습관이나 생활패턴이 있는지!


목표로 한 습관이나 생활패턴은 있었어요! 일찍 일어나기, 아침 달리기 하기, 소설 쓰는 습관 들기... 결과는 �


일찍 자는 습관은 생긴 거 같아요. 제주도에서 12시만 되면 잠에 들었거든요. 하지만 일어나는 건 10시더라고요. 잠만 푹 자는 잠만보가 되어서 돌아왔답니다.


제주 한달살기와는 관련 없겠지만, 이 메일을 쓰는 습관 덕분에 저녁 10시부터 12시쯤 사이는 저절로 글을 쓰게 되더라고요. 더이상 메일은 쓰지 않겠지만, 그게 어떤 글이든 노트북에 있는 게 더 자연스럽게 느껴져요. 블로그가 될 수도 있고, 일기일 수도 있고, 소설이면 가장 좋겠죠. 제가 저녁형 인간이라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이 시간이 가장 집중이 잘 되는 거 같아요.


제주도에 산다고 사람이 바뀌진 않네요 �

의도적으로 바뀌려고 하고, 한 달 동안 그 습관을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해요!


Q4. 코스를 짤 때 어떻게 짜나요?


첫번째, 그날 날씨를 확인합니다! 


비가 오면 실내 위주나 집콕. 날이 맑으면 자연 위주로 가려고 했어요.


두번째, 가장 가고 싶은 곳을 정한다!


동네로 정할 때도 있고, 먹고 싶은 음식 종류로 정할 때도 있어요. 정하는 종류는 다양하답니다.


예시 1번) 종달리 마을 가서 놀아야지! 여기에 뭐가 있지? 찾아보자! 장점 : 하나의 지역 안에서만 놀기에 뚜벅이로서 최적의 코스이다. 단점 : 볼 게 많은 지역을 지정해야 하고,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지루할 수가 있다. 예시 2번) 오늘은 1인분 갈치조림을 먹을 거야. 성산쪽이 맛있다네! 장점 : 음식점을 기준으로 그 근처 카페부터 놀거리까지 다 잡을 수 있다. 단점 : 버스를 타고 갈 때도 있는데, 마을 버스의 경우 간격이 너무 길어서 힘들 때가 있다.


TIP : 뚜벅이는 오름⛰️을 가기가 힘들어요. 오름으로 가는 버스 배차 간격이 길기도 하고, 버스정류장에서부터 오름까지의 입구가 엄청 길기도 해요. 오름을 가려면 그냥 하루를 작정하고 쓰는 걸 추천합니다. (많이 걸을 준비 혹은 택시비를 낼 준비를 하면서요.�)


Q5. 혼자 제주에 가는 것이 두렵지는 않았나요?


혼자 돌아다니는 걸 원래도 좋아하는 편이라 무섭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제주도는 금방 서울로 돌아올 수 있고, 여권도 필요 없고, 무엇보다도 말이 통하는 같은 나라니까요. 밤에 나가는 건 무서워서 집안에만 콕 박혀 있긴 했지만요.


딱히 무서운 지점이 없었어요. 저는 오히려 다른 사람과 여행을 가는 게 더 무서운 거 같아요. 혼자일 때 문제가 생기면 나의 페이스대로 해결하면 되지만, 두 명 이상일 때 문제가 생기면 관계에도 영향이 생길까봐 그걸 무서워하는 편이에요. 특히 제가 그 문제의 원인이 될 때...


외국이라면 근데 혼자는 무서울지도...? 외국어 잘하는 사람을 앞세워서 같이 가고 싶네요!


Q6. 제주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일은 어떤 건가요?



제주에서 여행 온 첫날 숙소 테라스에 갇힌 썰...? (2편 참고)


그건 종종 술자리 썰로 써도 될 거 같더라고요. 당시에 찍은 영상이 있는데 제가 봐도 웃겨요. 제가 유튜브를 했다면 이걸로 유툽각을 잡았을텐데... 아쉽습니다.


체험으로는 배낚시를 한 번 추천드려요!

낚시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그 기다림의 시간조차 스릴이 있더라고요. 조금만 출렁거려도 "이건가?"하면서 돌돌 올리며 허탕친 게 정말 여러 번이었답니다. 동물의 숲에선 내가 낚시왕이었는데... 게임에서 낚시나 하면서 실력 길러야겠어요. 게임처럼 갑자기 긴장되는 음악이 깔린다거나, GREAT! 하는 문구를 띄워준다면 좋을텐데!


Q7. 제일 추천해주고 싶은 서점이나 거리는 어디지요?


제가 제일 추천하는 서점은 서귀포에 위치한 '취향의 섬 북앤띵즈'에요. 게스트 하우스도 같이 운영하고 있는 거 같더라고요. 비록 주변에 이 서점말고 갈만한 곳은 없지만, 나름 서귀포 시내와 가까우니 뚜벅이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어요.


독립서점은 주인장의 취향과 시선으로 한껏 버무려진 공간이잖아요. 특히 진열된 책들도 그렇고요. 저는 취향의 섬 북앤띵즈를 갔을 때 사고 싶은 책이 가장 많아서 탕진할 뻔했답니다. 독립서적뿐 아니라 일반출판물도 많았는데, 다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이었어요. 책을 추천하는 이유를 쪽지에 써서 책 위에 붙여두기도 했는데 그게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죠.


진열된 책들이 상당히 많고, 다 읽고 싶게끔 하는 마케팅 능력이 잘 보이던 서점이었답니다. 기념품도 파는데, 주인장분이 일러스트 작가라서 직접 그린 엽서들도 너무 예뻤어요. 


Q8. 제주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인가요?


제가 기억력이 별로 좋지 못해요. 일어난 사건들 하나하나를 기억하려면 꽤 애써서 생각해야 하는 편이라, 친구들을 만나서도 썩 좋은 썰메이커는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당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뭐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 어디를 간 거나, 어떤 사건을 겪은 것보다는 소소한 '장면'이 떠올라요.


숙소에서 늘어져 있다가 '그래도 바다는 봐야지'하면서 창문을 열 때마다 보였던 바다의 풍경. 아무것도 아닌 그 풍경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니 참 아이러니한 거 같아요. 숙소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참 좋았어요. 더 많이 눈에 담아두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오션뷰를 찾기 위해서 수없이 숙소 어플을 둘러봤었는데 참 다행이에요. (교통수단이나 편의시설을 모두 포기하고서 얻은 오션뷰였답니다...)


다른 걸 말하자면 별을 본 날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밤바다에 나가서 카메라를 세팅해 별을 찍기 위해 기다렸던 그 시간조차도 참 좋았어요. 별이 많이 떠서인지 어두운 바다도 썩 무섭지가 않더라고요. 그날은 좋은 글감도 나와서 만족했어요.



Q9. 글 쓰면서 가장 오래 걸린 시간과 짧게 걸린 시간은 어느 정도 되나요?


가장 짧은 시간부터 말하자면, 30분인 거 같아요. 늦장을 부리다가 11시 10분부터 시작해 11시 50분에 겨우 아슬아슬하게 올렸던 날이 기억이 나네요. (11시 50분이 저의 마감 시간이었답니다.) 마감 시간이 다 되어서야 글이 써지는 건 저만 그런 게 아니죠?


가장 긴 건 3시간이었습니다... 한창 글이 안 써질 때가 있었어요. 9시부터 글쓰기 시작했고 한 시간 반 동안 한 편을 완성하긴 했어요. 하지만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폐기하고 다시 골머리를 앓았답니다. 두번째 글감도 쓰다가 말았어요. 마지막에서야 가벼운 여행 이야기로 20, 30분만에 겨우 마감 쳤던 게 기억나네요. 


참고로 폐기 된 글은 제주 한 잔에 올리지 않았어요. 제 감정만 몰아붙인 글이었던 거 같아서요. 종종 기분이 안 좋을 때면 메일에 제 마음을 담게 되는데, 감정쓰레기통처럼 될까봐 스스로 주의하려고 노력했어요. 글과 저의 거리를 지키는 게 에세이를 쓰며 가장 어려운 일이었답니다.


글이 안 써질 때마다 든 생각


Q10. 한 달 살기를 하려면 최종적으로 얼마 정도의 자금이 필요할까요?


드디어 나왔습니다! 사실 이 질문 없었으면 서운할 뻔했어요. 제가 제주 한 달 살기를 할 때 가장 궁금해했던 부분이기도 하니까요. 여러분들에게만 공개하도록 할게요.


일단 예산안은 이런 식으로 정리를 했어요. 상호명과 내역, 금액, 그리고 어떤 카테고리인지 분류할 수 있도록 칸을 넣었어요. 물론 제가 만든 템플릿은 아니고 인터넷에서 다운 받아서 제게 맞게 적당히 바꿨답니다ㅎ


이런 나, 꽤 J 같을지도? 클릭해서 이미지를 올려주세요

적나라하게 밝혀진 나의 과소비 패턴, 좀 부끄럽네요... 

그리고 이게 제 최종적인 예산입니다. 다들 궁금했죠? 그렇죠?


숙박비 : 숙박비의 경우에는 80만원에 보증금 20만원으로 잡았어요. 그런데 보일러비가 무려 17만원이나 나왔더라고요...? (이게 무슨 일이람) 다른 사람들은 평균 7~10만원 나온다고 하던데... 제주도 보일러비가 장난이 아니긴 한가봐요. 그래서 숙소 알아볼 때에는 보증금도 그냥 더해서 숙소비다, 하고 생각하는 게 좋아요. 겨울 보일러비가 센거지 여름은 그나마 괜찮을 거 같네요!


교통비 : 비행기 값은 왕복으로 6만원 잡았고, 렌트비로 20만원은 더 들었어요. (1인 기준) 위에 예산에 10만원이라고 적혀 있는 건, 다른 계산도 포함해서 값을 뺀거라 신경쓰지 마세요! 택시비로는 5만원 안쪽으로 나왔으니 덜 타고 다녔죠. 버스비로도 6만원은 빠져나갔답니다. 렌트를 안 한다고 생각하면 교통비 10만원, 비행기값 10만원해서 20만원 안쪽으로 들 거 같네요!


식비 : 60만원이면 하루에 2만원으로 밥을 먹었다고 할 수 있네요. 마지막에 참지 못하고 회 파티를 하느라 식비로 돈을 펑펑 썼는데 이정도라니 감격스럽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한 끼 해먹는 거 치고는 좀 많이 나왔을지도? 식비는 저랑 비슷하게 잡으시면 될 거 같아요.


기타 : 기타로 대체 뭘 썼길래 이렇게 많이 나왔나 봤어요. 올리브영 아이템... 부족한 화장품이나 선크림을 구매했어요. 그리고 짐옮김이 서비스를 사용한 것도 여기에 넣었고, 다이소에서 산 이것저것 생필품들도 넣어놨네요. (사치품도 하나 섞여 있어서 좀 비싸게 나왔답니다.)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생필품이 있을 텐데 한 3만원이면 여러분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카페 : 카페는 이만하면 적당하게 나왔다고 생각되네요! 밖으로 나가면 하루에 한 번식은 카페에 들렀던 거 같아요. 시그니처 메뉴보다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로 마셨답니다. 디저트도 가면 하나씩 시키곤 했는데요. 저만큼 나온 건 제가 밖으로 안 나가고 집콕만 하던 날들도 꽤 있어서 그런 거 같아요. 카페값은 저보다 더 많이 나올 수도 있답니다.


편의점 : 편의점에서 주섬주섬 뭘 이렇게 많이 샀는지! 세계맥주로 만원씩 들어가고, 그밖에도 저녁을 여기서 떼울 때도 있어서 많았던 거 같아요. 심심하면 편의점으로 들어가서 샀는데 저도 모르게 편의점에서 과소비를 하고 있었네요. 여러분들은 꼭 편의점 조심하세요.


기념품 : 기념품에는 각종 책과 예쁜 인테리어 소품 등 눈에 보이면 다 집어왔어요. 마지막에 기념품 투어를 세화에서 했는데 거기서 상당한 지출이 있었답니다.


과연 제주 한 달 살기에 얼마가 적합할까 고민해보았어요. 아래는 예상 비용!

숙박비 100만원 + 교통비 30만원 + 식비 60만원 + 카페 20만원 + 체험 및 기타 비용 10만원 = 220만원!

더 줄이려면 200까지는 줄일 수 있을 거 같아요. 그 이하로 줄이는 건 너무 고단한 생활이 되지 않을까 하는 


저의 의견...

한 달 안에 월급 이상의 지출이 나가니 쉽지는 않네요ㅎㅎ...... 하지만 그만큼 한 달 동안의 값진 시간을 가졌으니 아깝진 않습니다! 또 그만큼 벌어보겠습니다!


Q11. 한달 전의 당신과 지금의 당신은 같은 사람인가요?


바다를 바라보며 많은 걸 생각했어요


이 질문을 받고 많은 고민을 했어요. 어제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듯이, 한달 전의 나와 지금의 나 역시 다르지 않을까 싶어서 변화한 지점을 찾으려고 애써 노력했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찾지 못했어요. 저는 한 달 전의 저, 여전히 그대로인 거 같아요. 하지만 그게 나쁜 뜻은 아닙니다.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른 채로 여행을 다녀온 거 같아요. 그 한 달 동안 저의 시간은 멈춘 채였어요. 제주에서도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 종종 시달리긴 했지만, 다행히(?)도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면 후련할 줄 알았는데 그동안의 고민들이 몰려와 저를 괴롭히더라고요. 제가 제주도로 간 건 이런 고민이나 걱정거리를 잠시간 합법적으로 멈추고 싶기 때문이었다는 걸 이제야 알겠더라고요. 쉴 수 있다는 명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명분.


그래서 저는 한 달 전의 저와 똑같은 사람입니다. 


대신 지금부터 달라지려고요. 


Q12. 제주로 2행시 지어주세요!


제 : 제주 한 잔 구독자 여러분 그동안 관심과 사랑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 : 주신 거 감사히 잘 받아먹어서 무럭무럭 크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해요!


-진짜 진짜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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