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속에 피운 아름다운꽃

장 영희 교수님의 영전에

by 백경자 Gemma

꽤 오래전부터 우리 부부가 이냐시오 예수회 회원이 되면서 이냐시오 벗들이란 소 책자를 매달 대하게 되었고, 장영희 선생님을 그의 글을 통해서 만나게 된 분이다. 책자가 도착하자 마자 첫번째 읽게 되는 이분의 글은 언제나 따뜻하고 자신의 성찰을 요구하는 겸손한 글들이라 기다려지는 책자였다. 선생님을 통해 많은 분들, 제자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였음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 가실 줄이야…


어제 밤 벗들의 책자가 도착하여 목차에서 이분의 글을 찾고 있었는데 “장영희 선생님의 영전에” 란 글을 대하면서 내 마음은 가슴속 깊이 아픔이 저며왔다. 십년이 넘게 긴 세월동안 글을 통해 만난 분인 데도 우린 많은 대화와 이분이 가진 아픔과 나의 삶을 마음으로 나누고 지났기에 이 소식에 나는 밤이 깊도록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언제인가 한국 방문시에 꼭 한 번 찾아 뵙고 인사를 드리고 오고 싶었던 마음을 이젠 접어야 했으니 말이다.


어린시절 찾아온 소아마비로 인해 자신의 신체적 어려움을 가지고도 정상적인 사람보다 더 많은 일들을 일구어 냈으며 대학에서 가르침을 통해서 많은 제자들을 사랑하셨던 것을 그의 글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연구년을 맞아 산티아고에 가서 할 일들을 마음속에 그리는 과정에 암의 재발로 병실로 가야 했던 그 육신의 고통을 그래도 기쁘게 받아 드리고 독자들을 위해 그 힘든 투병 중에도 주옥 같은 아름다운 글들을 써 주셨다. 임종을 앞두고 그 견딜 수 없는 육체적 괴로움 속에서 어머니에게 남긴 사랑의 100자의 글을 쓰는데 3일이 걸렸다는 글을 읽고 내 가슴은 메워질 듯 아파 왔음을 느꼈다.


일상의 뜨락이란 평범한 삶에서 선생님은 보통사람들이 보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것들을 글을 통해서 아름다운 소제로 아픔과 기쁨, 행복함, 자신의 성찰, 자신을 보면서 겸손해지는 모습, 학생들의 어려움이 자신의 것처럼 마음 아파하는 따뜻한 마음, 나자로의 죽음에 눈물을 함께 흘릴 수 있는 예수님의 마음, 이 모두를 가진 분이었다.


kr_far_cemetery.jpg


선생님은 이세상에 사시는 동안 충실한 하느님의 딸이었고, 또 자신의 역할을 누구보다도 수 백배 열심이 다하고 하느님 품으로 가신 분이라 말하고 싶다. 아름다운 글을 통해 만인을 만났고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고, 이젠 고통도 아픔도 장애자가 격는 시련도 없는 하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속에 편히 잠들어 계시리라 믿는다.


연구년에 산티아고에 가서 하고 픈 꿈이 이루 워지지 못하였을 때 자신에게 세가지 연구 제목인 좀더 베풀고, 좀더 참고, 좀더 즐기는 자신의 수양 주제로 연구하겠다고 독자들에게 특별기도도 부탁하였다. 선생님은 자기의 신체적 불행을 통해서 세상사람들이 상상을 할 수 없는 고통과 인내로서 자신의 운명을 새로 만든 사람이다. 처음 글을 통해서 만난 선생님은 나는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으니 공순이도 될 수 없고 단 할 수 있는 것은 공부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들려주고 있다. 그렇게 그분은 학문에 최정상까지 도달하고 그곳에서 세상과 대화를 갖는 모습, 그 세상이 바로 자기가 가르치는 제자들이었다.


결국 희망의 힘은 위대하다는 것을 체험으로 증명하는 그런 논문을 우리에게 약속하였는데 … 미완성인 선생님의 논문 주제는 우리 모두가 갈고 딱 아야 할 주제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선생님의 약속처럼 그렇게 위대한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선생님을 사랑하는 길이라 생각해 보면서 그녀의 영혼이 천국에서 영원 토록 편히 잠드시기를.


2009년, 6월 10 백경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작은 꿈과  나의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