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행위의 플롯 만들기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을 읽고

by 제나로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 중에서 인상적인 내용

이 플롯이 가지고 있는 진짜 긴장은 지독한 행위가 독자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발생한다.

좋은 작가라면 독자들 삶의 곳곳에야말로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이 플롯은 문명의 외피를 잃어버린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이는 정신의 균형을 잃거나 비정상적인 상태에 억지로 갇혀서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하지 않을 행동을 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비정상적 상황에 처한 정상적인 사람들, 또는 정상적인 상황에 처한 비정상적인 사람들의 플롯이다.

등장인물을 동정하게 만들어라. 등장인물을 동정하게 할 수 있을 만한 정보들을 작품이 끝날 때까지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등장인물을 애매모호하게 만들지 말라. 이 플롯의 핵심은 ‘동정’이다. 등장인물을 동정하게 만들어라. 관객은 등장인물의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면 그가 희생자이든 악당이든 아예 판단 자체를 하지 않는다.

주인공을 미친 상황에서 놓치면 안 된다. 이 플롯만큼 개인적 경험이 중요한 플롯은 없다. 지독한 행위의 본질을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등장인물이 비현실적 상황을 겪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숙제를 하듯이 지독한 행위의 본질을 연구하고 이해해야 한다.


전체 점검사항

등장인물의 몰락을 성격적 결함에 둬라.

주인공의 몰락이 동정받을 수 있도록 성격 묘사를 하라.

멜로드라마를 피한다. 한계를 벗어난 정서를 강요하지 않는다.

주인공이 관객이 이해하는 범위를 벗어난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라. 강간이나 살인을 일삼는 주인공은 동정받기가 어렵다.

등장인물이 어떤 일을 행함으로써 사건이 발생한다. 플롯의 원인과 결과는 직간접적으로 주인공과 연결된다.


1막

변화를 시작하기 이전의 주인공은 어떠했는가?

사건이 변화를 가져오기 전에 주인공들의 사는 모습을 보여 준다. 그러나 거기에 너무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

촉매가 등장한다. 주인공의 생활을 변하게 만드는 사건이 시작된다. 궁극적으로 변화는 조절 능력의 완전한 상실을 가져온다.


2막

주인공이 계속해서 나빠질 때 그의 상태는 어떤가?

조절 능력의 상실을 다룬다. 등장인물은 어떤 영향을 받는가? 그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어떤 영향을 받는가?

주인공은 점점 도망갈 수 없는 상황에 몰린다. 주인공이 조절 능력을 잃게 될 때, 또는 주인공이 자기 자신을 상실하게 될 때 세 번째 극적 단계가 시작된다.


3막

사건이 위기의 순간에까지 도달한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지독한 행위는 사실상 정서적 질병이다. 환자는 치료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지 질병은 처리된다.

치료를 받아 건강을 회복하고 행복해지든지 아니면 질병이 환자를 무너뜨려 불행해지든지 둘 중 하나다.


느낀 점

올림픽공원의 '친환경두더지 퇴치기 설치 안내', 출처는 사진 우측 하단

어제 올림픽공원에 갔다가 한 표지판을 봤다. ‘친환경 두더지 퇴치기 설치 안내’.

두더지 때문에 농작물이나 조경 피해가 크다. 농업에서는 두더지를 유해 동물로 취급한다. 땅을 파야 하는 고고학자들에게도 두더지는 기피 대상이다. 두더지가 땅을 헤집으면서 연구에 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두더지를 좋게 바라보는 인식이 있었던가 생각하게 됐다. 내가 두더지였다면 너무 슬펐겠다는 생각과 함께.


간단한 플롯 만들어보기

<1막>

주인공은 땅 속 마을에 산다. 항상 어두운 땅 속 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시력이 좋지 않다. 항상 소리와 냄새로만 상황을 판단한다. 심지어 상대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들으며 상대의 상태도 알 수 있다.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주인공과 주민들은 기본적으로 단독 생활을 하지만, 서로의 안전을 위해 하루에 한 번씩 다 같이 만나 서로의 생사를 확인한다. 비가 오는 날은 땅 속에서 앞으로 제대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에 땅 위에서 만난다. 비가 오는 날, 주민들은 땅 위에서 만난다. 땅 위에는 좋아하는 음식들이 널려 있다. 주인공과 주민들은 춤을 추며 파티를 벌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다 같이 모이기로 약속한 시간이 다가오던 어느 날, 땅이 심하게 울린다. 주인공은 처음 겪는 일이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픈 주인공은 방향도 제대로 잡지 못할 정도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후각도 마비된 것 같은 느낌이다. 후각이 마비된 주인공은 눈앞의 장애물을 피하지 못하고 계속 부딪힌다. 주인공은 결국 약속 장소로 가지 못한다.


<2막>

주인공은 후각이 완전히 마비되었다. 단 몇 시간이라도 음식을 먹지 못하면 죽는 취약한 몸을 가진 주인공에게는 정말 큰일이다. 후각을 이용해 음식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시각과 청각을 곤두세운다. 빛이 깜빡이고, 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필사적으로 달려간다. 마침내 사냥에 성공했다고 생각하며 이를 드러낸다. 그때 익숙한 소리가 들린다. 주민의 목소리다. 당황한 주인공은 더 멀리 이동한다. 이제 정말 음식을 먹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 최대한 큰 음식을 먹어야 한다. 큰 자극이 느껴지는 곳으로 달려가서 한입 베어물 때마다 주민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어느덧 주민들 사이에서는 주인공이 미쳐서 자신들을 먹으려 한다는 소문이 돈다. 아무도 주인공을 도와주지 않는다.


<3막>

주인공은 극한의 배고픔에 시달린다. 더 멀리 있는 것도 들리고 보이기 시작한다. 또다시 땅이 심하게 울린다. 그때, 주인공의 눈에 밝아졌다가 어두워지는 곳이 보인다. 음식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한 주인공은 그곳으로 달려간다. 달려갈수록 더 향긋하고 기분 좋은 냄새가 느껴진다. 주인공은 정확히 목표한 지점에 도달한다. 드디어 배고픔을 해소할 수 있다며 감격한 주인공은 입을 크게 벌려 한 입 베어 물지만 아무것도 씹히지 않는다. 주인공은 별안간 두개골이 흔들리는 충격을 받으며 정신을 잃는다. 공원 관계자는 두더지인 주인공을 플라스틱 통에 넣어 어디론가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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