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을 뒤틀다

오래된 서랍POETIC

아파트 입구에       

트럭 한 대가 정차한다

문을 열고 나온 남자가

팬터마임을 시작한다

푸른 하늘에

흰구름은 둥둥

회칠한 얼굴의 남자가

오므린 손가락을 하늘로 날리자

비둘기 떼 날더니

붉은 토마토로 떨어져 내린다

이어지는

마임이스트의 몸짓 따라

토마토를 가두며

천막이 공간을 조립한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구경꾼들

콧등 훔친 그의 손에서

우르르 노란 참외들이 쏟아진다

박수처럼 소나기

한 차례 작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