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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을 파는 잡화상 Aug 10. 2023

어제 내린 비

오래된 서랍POETIC


검은 구름을 버리기 위해

어제의 손과 이별했다


오늘의 손은 주머니 속에서 

시시각각 자라고

내일의 손은 영원히 만나지 못할  

호주머니의 깊이와 넓이를 가늠하고 있으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어제의 비가 오늘의 비가 아니라는 사실을 

웅덩이 속에 

어제의 손을 던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기억 하나

덩달아 달려온다

펌프를 잡고 검은 지하수를 퍼내던

기억을 보고,  보고 또 보는  

격렬한 

기억의 재구성

어제 내린 비에 젖은 자는 

오늘 내린 비에 젖지 않는다

오늘 내린 비에 젖은 자는 

내일 내린 비에 젖지 않는다 

낡은 네거티브 필름은

젖은 공기로 

수직낙하 


物로 일어선 기억 하나

골목 어귀 가로등에 기대서서 

은하수 젖은 안개를 

철벅철벅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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