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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준 Jun 01. 2018

수원의 한 응급실이 머금은 기억

2014년 5월 8일의 글

어제 낮, 요양원에 계시던 할머니의 숨이 5분간 멎었고, 적절한 응급처치로 다시 소생하셨다. 큰 병원 응급실에 입원하신 할머니의 상태는 생각보다 좋았다. 그 모습에 가족 모두는 안도했다.


하지만 건너편 가족들은 상황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할머니 한분이 패혈증으로 입원하셨다는데, 가족분들 모두 표정이 어두웠다. 얼마 후 선생님이 오셔서 무언가 생각해보시라는 말을 전했고, 그 가족들은 더 말이 없어졌다. 30분 정도 지났을까. 환자분의 혈압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10분쯤 지났을 때, '삐' 소리가 들렸고, 곧이어 응급실은 울음소리로 범벅이 되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같은 공간에 있던 많은 사람들 머릿속에는 여러 생각들이 스쳐갔으리라. 가깝든 빠르든 언젠가 우리 모두는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나보내야겠지. 그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을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어버이날 하루 전, 수원의 한 응급실에서 일어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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