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요?
요즘 연기를 배우고 있습니다.
배우가 되는 과정에서 기대치 않았던 삶의 태도를 배우고 있습니다. 배우가 된다는 것은 삶과 사람을 진실로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기자신을 마주할 때 사람들은 쉽게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하고, 타인을 사랑할 때에는 절대로 넘을 수 없는 이해의 벽을 직면하며 절망감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대체 난 왜 이런걸까? 또는 대체 쟤는 왜 저런거야? 등등.
그런데 한 캐릭터를 맡아 연기를 한다는 건,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이고, 그말은즉슨 세상에서 단 한 명의 그의 편이 되는 일입니다. 평생 이해할 수도 좋아할 수도 없을 것만 같은 한 명의 타인을 끌어안는 일, 사랑입니다.
이 캐릭터를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관객 역시도 사랑해야 합니다. 나에게 호의가 있건 없건, 심지어는 나를 미워하고 믿지 못하는 이에게까지 나 자신을 설득하는 과정, 적극적으로 나 자신에 대해 이해해달라고 소리치는 과정. 그건 타인에 대한 기대감과 의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희망이 있기 때문에 절실하게 호소할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절실함, 그건 다르게 말해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이기도 합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그런 울림으로 가득채우는 역할, 그게 배우인 것 같습니다. 연기를 배우면서 그동안 얼마나 나는 열렬하게 내 삶을 사랑하지 못했는지, 목소리를 내고 영향력을 발산하지 못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희망”, 얼마나 잊고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배우가 된다는 게 외면이 유려하고 유명해 진다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나만의 영혼과 마음의 에너지를 발산시켜, 이 세상의 안과 밖이 모두 사랑으로, 나 자신으로 가득차게 만드는 게 배우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모두가 배우가 될 수 있는 것 같네요. 아니, 배우가 되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러한 울림으로 세상을 가득 메우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