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초이 Jan 03. 2019

먹는 취향을 찾아서

식도락 아마추어의 먹는 취향 찾기


’ 아마추어’는 라틴어 아마토르(amator)에서 유래했다. ‘애호가’ 또는 '좋아서 하는 사람’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말 그래도 취미 삼아 소일거리로 임하는 사람을 뜻한다. 음식을 잘 알거나, 잘하는 편이 전혀 아니다. 운 좋게 많은 식재료를 접할 수 있는 환경에 놓이면서 맛있는 음식을 접할 기회가 늘어났고, 맛있는 것을 먹고, 직접 만들고 싶은 아마추어가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새삼 이런 생각도 든다.
어쩌면 프로와 아마추어를 판가름하는 기준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인지 모른다고
- 언어의 온도 중



지난 12개월 동안 아마추어의 마음으로 여러 식재료를 탐험하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먹는 취향이 쌓여갔다. 사실 먹는 취향을 찾기 시작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설거지가 귀찮아서 요리를 하지 않는 내가, 신선한 재료와 맛있는 음식으로 가득한 컬리에 빠졌다. 처음에는 특별한 군것질이 하고 싶어 가끔 들락거렸다. 그러다 먹으면서도 먹는 이야기를 하고, 맛집을 찾아다니고, 맛있으면 직접 만들어오는 멤버들 사이에서 귀가 솔깃해 다른 식재료들을 하나씩 구매하기 시작했다. 간식에서 출발해 과일, 고기, 반찬 등 하나씩 카테고리 탐험을 시작했다.

그렇게 옆으로 보고 느끼면서 시도하는 요리들은 대체적으로 쉽지만, 스스로 새롭게 도전하는 즐거움이 있다. 예를 들면, 한 두 가지 재료를 놓고 무엇을 만들어 먹을지 고민하는 방법론이 참 재미있다. 가지를 두고 고민을 시작했는데 토마토, 치즈, 하나씩 추가하면서 요리가 되어가는 과정이 재미있다. 대체적으로 양 조절 또는 불 조절을 실패하는 아마추어 같은 요리를 만들어 내지만, 뜻밖에 성공하는 즐거움이 있다.

덕분에 식당에 가서도 음식을 먹을 때 고민하는 즐거움이 생겼다. 이런 맛이 있고, 이렇게 접시를 구성할 수 있구나 싶다. 내게 요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낯설고 탐구하는 과정이다.

‘경험과 입장이 같으면 설득은 저절로 된다.’는 마케터의 일 - 장인성 님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나도 직접 경험하면서 구매하는 소비자 입장으로 무엇이 좋은 경험인지 무엇이 피해야 할 경험인지 설득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익숙한 식재료부터, 이름부터 낯선 식재료까지 다양한 것들을 접하면서 먹는 취향을 쌓아간 이야기를 하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