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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ie Jul 19. 2023

#인터스텔라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아버지들의 이야기

존 윌리엄스 작가의 「스토너」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1965년 출간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하다가, 50년 후에 전 세계 베스트셀러에 오른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문학잡지 ‘릿터’ 8월호에 요즘 시대 성장소설에 관한 몇몇 평론을 읽으면서였다. 그 뒤로 9월에 참여한 음악 모임의 마지막 커리큘럼에서도 「스토너」가 있었다. 굉장히 유명한 소설인 것 같아서 꼭 완독 하고 싶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때마침 회사에서 일이 몰아칠 시기라 모임 전까지 책을 전혀 읽지 못했다. 아쉬운 대로 유튜브 10분 줄거리 요약이라는 야매(?) 스킬을 펼쳤는데, 줄거리만 봐서는 도통 읽고 싶지 않은 책이었다.


 ‘윌리엄 스토너라는 평범하디 평범한 남자가 그 누구도 기억하지 못할 평범한 삶을 살다가 평범하게 인생을 마무리한 이야기.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첫눈에 반한 여자와 한 달 만에 결혼하고, 불행한 결혼 생활 속에서 제자와 사랑에 빠지고, 가족과의 관계가 망가지고, 결국 병들어 죽는 이야기’쯤 되겠다.


아마도 블로그에서 「스토너」의 좋은 문장들을 필사해 올린 열혈 독자들의 포스팅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다시는 이 책을 거들떠보지 않았을 것 같다. 「스토너」는 엄청난 서사가 있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김 아무개의 무난한 생애 정도 되는 책이다. 혹자는 「스토너」가 흥행 역주행에 성공한 이유로 요즘 세대들이 이전 세대보다 평범하게 사는 인생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라고도 해석한다. 비록 영웅은 아니지만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던 스토너의 모습에서 오늘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고 위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토너만큼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았던 인물도 없는 것 같다. 그는 하고 싶은 것을 원 없이 다 해본 사람이다. 학업도, 사랑도, 직업도, 소소한 책 출간도 본인이 하고 싶은 최소한의 목표는 모두 이루었다. 작가는 끝까지 스토너라는 인물이 어느 방면에서도 특출 나지 않았음을 강조했지만, 그의 인생 어느 결정 하나 자신의 뜻대로 하지 않은 선택이 없었다. 오히려 스토너가 이렇게 독자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평생을 헌신한 부모님의 묵묵한 희생에 더욱 눈길이 갔다.


「스토너」에서 부모님에 관련된 묘사는 딱 세 번 정도 나온다. 도입부에 주인공의 열악한 집안 배경을 설명할 때, 스토너가 부모님의 뜻을 거스르고 학업의 방향을 바꿀 때, 마지막으로 두 분이 돌아가셨을 때다. 하지만 스토너는 부모님께 별다른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특히나 아들의 결정을 항상 존중했던 아버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면, 스토너는 참으로 괘씸한 녀석이다.


스토너의 아버지는 농부였다. 그런데 해가 바뀔수록 점점 척박해지는 땅을 보니 아들의 미래가 걱정되었다. 갈수록 힘들어지는 환경에 가세도 기울어갔다. 아무 대비 없는 이 상태로는 더욱 농사짓기가 어려워질 것 같았다. 어디서 들으니 요즘은 대학에서 농업을 전공해 신기술을 배우면 더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고 한다. 없는 형편이지만 아들을 대학에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처음 약속한 대로 아들이 농업을 전공하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별안간 문학에 빠져서 진로마저 문학의 길로 정하겠다고 한다. 처음엔 말문이 막혔지만 아내의 잔소리를 저지하고 아들이 선택을 인정해 주었다. 그래, 너의 인생이지.


세월이 흘러 스토너는 원하던 대로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다. 하루 종일 바쁘던 어느 날, 한 시간 간격으로 전화가 왔다. 스토너는 제때 받지 못했지만 그 전화는 아버지의 부고 전화였다. 스토너의 반응은 덤덤했다. 단지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관속에 누운 아버지의 모습이 자신의 기억과 다르게 한없이 야위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깜짝 놀란 순간을 제외하고. 아버지의 희생에 대한 감사와 추모에 대한 묘사가 한 줄도 없었다. 스토너는 처분하지 못한 토지 앞으로 매년 나갈 비용을 계산하고 있을 뿐이었다. 소설 속 표현을 빌려, ‘즐거움이 없는 노동’으로 부모님은 아들의 미래를 위해 마지막까지 헌신했건만 스토너는 참으로 야속했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오프닝 속 풍경은 1891년 스토너가 태어난 미주리 주 중부 분빌 마을의 모습과 닮아 있다. 황량하고 거친 먼지가 자욱한 동네. 제대로 된 농작물이라고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을 것 같은 척박한 땅. 숨쉬기조차 힘든 세상에서 주인공 쿠퍼가 나의 아들, 딸만큼은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스토너의 아버지가 아들을 생각했던 마음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인터스텔라>는 서사, 과학, 음악 3요소를 고루 갖춘 3시간짜리 우주 SF영화다. 국내 관객만 1,032만이 넘은 천만영화로 언제 다시 봐도 감동적이다. 영화는 아빠와 딸의 가족애를 지구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우주 프로젝트에 담아, 한 개인과 전인류를 오고 가며 삶에 대한 담론을 펼친다. 그 속에서 대의를 위한 희생은 무엇이며, 인류의 위기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잘 담아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대성 이론, 블랙홀과 웜홀, 5차원의 존재, 시공간 초월과 중력 등등 여러 가지 물리학 개념을 쏟아내고 있어서 이해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관련 지식이 없더라도 가족의 애틋함에 대해 공감할 준비만 되어 있다면,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가족을 위한 아버지의 사랑, 그것 하나만 따라가면 된다.



Ⅰ <인터스텔라> 줄거리


  <인터스텔라>의 배경은 가까운 미래다. 극심한 황사로 인해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고, 전지구적인 식량부족으로 인류는 생존의 위기에 처했다.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 더 이상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지난 20세기 인류가 이룬 과학적 성과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다. 한때 NASA의 파일럿이었던 주인공 쿠퍼도 평범한 농부가 되었다. 두 자녀의 아버지로서 가족의 생계를 위해 보통의 나날을 살아갈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쿠퍼는 호기심 많은 딸 머피가 항상 이야기하던 서재 유령의 메시지가 2진법으로 구성된 지리 좌표였음을 알게 된다.


 그곳은 NASA의 비밀 기지국이었다. 브랜드 교수 연구진은 새로운 행성을 찾기 위한 우주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브랜드 교수는 쿠퍼에게 자신들과 함께할 것을 권유한다. 지구상 마지막 남은 작물인 옥수수마저 머지않아 병충해로 사라진다면, 쿠퍼의 딸 머피의 세대가 곧 인류의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라 설득한다. 아무것도 기약할 수 없는 모험이었지만, 쿠퍼는 아이들이 더 건강한 터전에서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결국 프로젝트에 합류한다. 그리고 브랜드 교수의 딸 아멜리아를 포함한 연구원 도일, 로밀리와 함께 플랜 A를 위해 우주로 향한다.


플랜 A: 전인류가 이주할 수 있는 새 행성을 찾는 것

플랜 B: 이주할 수 없다면 적당한 행성에 배양 세포를 옮겨

소수의 신인류를 만드는 것


 쿠퍼는 플랜 A를 성공시켜 언젠가 다시 가족들과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하며 떠났다. 그러나 우주에서 마주치는 끊임없는 위기와 뜻밖에 알게 된 프로젝트의 진실, 거스를 수 없는 시간 앞에 무기력감을 느끼고 절망에 빠진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어질 때마다 지구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을 생각하며, 반드시 답을 찾을 것이라는 스스로의 의지를 다잡는다.



Ⅱ <인터스텔라> 속 아빠와 딸


 영화에는 두 가족의 과학자 부녀가 나온다. 쿠퍼와 머피, 브랜드 교수와 아멜리아. 이들은 마치 서로가 서로의 분신 같은 존재였다. 머피와 아멜리아 모두 대외적으로 아버지의 성을 따라 쿠퍼와 브랜드로 불린다. 쿠퍼가 아멜리아를 처음 만날 때 브랜드 박사라는 그녀의 호칭에 의아해하고, 영화 말미에 머피의 이름을 딴 쿠퍼 행성을 본인의 이름으로 지은 줄 알고 오해하는 장면 역시 비슷한 느낌이다. 이들은 부녀 간에 서로 같은 성, 같은 직업을 공유한다는 점 외에도 같은 우주 프로젝트를 위해 자신의 모든 인생을 희생하고 있었다.


그런데 브랜드 교수의 한 마디로 두 가족은 혼돈에 빠진다. 브랜드 교수는 죽음을 앞둔 순간까지 애초에 플랜 A는 실현 불가능하다는 비밀을 감추었다. 40년간 답을 찾지 못했다던 브랜드 교수의 중력방정식은 이미 쿠퍼가 우주로 떠나기 훨씬 이전에 완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론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인간의 힘으로 근접할 수 없는 블랙홀 내부의 데이터가 추가로 필요했다. 처음부터 플랜 B를 위해 플랜 A를 가장한 희망 고문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진실을 말하지 않았던 브랜드 교수의 의도는 만 박사의 대사를 빌려 이 모든 것이 대의를 위한 필연적인 희생이었다고 말한다.


성인이 되어 어엿한 과학자로 성장한 머피는 사실을 알고 분노했다. 아버지가 떠난 뒤로 브랜드 교수를 따라 그의 연구를 함께 완성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제 와서 지구상의 모두는 처음부터 죽을 운명이었다니. 머피는 아멜리아 앞으로 보내는 영상 메시지에 그녀의 아버지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를 영원히 빼앗겼다는 원망을 한바탕 쏟아낸다.


 브랜드 교수의 딸 아멜리아는 뒤늦게 아버지를 원망하거나 이 우주 프로젝트에 참가한 것을 후회했을까? 아멜리아 또한 아버지가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과학자로서 사명감과 직업정신이 있는 인물이었다. 쿠퍼와 함께 현재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 몰두한다. 머피도 처음에는 배신감을 느꼈지만 끝까지 플랜 A를 성공시킬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연구에 몰입했던 것으로 보인다. 쿠퍼 역시 진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지만, 머피의 천재성을 아는 인물이었다. 마지막 위기의 상황에서도 딸에게 플랜 A를 위한 중력방정식의 나머지 블랙홀 데이터를 전달하기 위해 애썼다.


 결국 영화 속 부녀들은 우수한 과학자로서 서로가 내리는 결단과 판단력을 믿었다. 상호 간 의도는 달랐을지라도 추구하는 방향은 같았다. 결과적으로 두 부녀는 인류를 구했다.



Ⅲ <인터스텔라> 속 대의를 위한 희생


쿠퍼와 일행들은 앞서 떠난 과학자들이 보내는 각 행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곳을 찾아 나선다. 이 과정에서 여러 과학자들의 희생이 스쳐 지나가듯이 나온다.


(밀러의 행성 - 만 박사의 행성 - 에드먼즈의 행성)


할당되는 분량은 상당히 짧지만 개별 등장인물들 모두 안타깝다. 도일은 행성의 1시간이 지구의 7년과 맞먹는 밀러의 행성에서 아멜리아를 구하려다 파도에 휩쓸려 사라졌다. 로밀리는 이 과정에서 무려 23년을 기다렸지만 다음에 도착한 만 박사의 행성에서 한 순간에 목숨을 잃었다. 배후에 있었던 만 박사는 NASA 역사상 가장 뛰어난 연구원이었지만 죽음의 공포 앞에 미쳐버렸다. 그리고 밀러와 에드먼즈는 이미 세상에 없었다.


영화에서 만 박사는 나사로 프로젝트를 위한 12기의 레인저 우주선 책임자였다. 나사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겨우 2년간 살 수 있는 자원을 갖고 우주로 출발했다. 지난 10년간 대부분의 시간을 동면으로 보내며, 시공간이 왜곡된 웜홀을 통해 1년마다 각자가 머무는 행성에 대한 조사 자료를 지구로 보냈다.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연료는 없다. 부적합한 행성이면 안타깝게도 그곳에서 생을 마무리해야 한다. 삶 아니면 죽음 밖에 없는 50:50의 확률게임에 이름 모를 과학자들이 인류의 안녕을 위해 젊음을 바쳤다.


내가 하는 일이 결과적으로 의미 있는 과정일지, 아니면 쓸모없는 과정일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라면 다수를 위한다는 명목 아래 기꺼이 내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을까?



Ⅳ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지구를 떠나야 하나?


 <인터스텔라>는 2014년 영화이지만,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이 영화는 지구의 미래를 고민하는 명작으로 길이 남을 것 같다. 영화 속 재난은 생각보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2021년 8월에 발표된 유엔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인 IPCC 6차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의 온도가 1.5℃ 상승하는 시나리오가 예상보다 10년 더 앞당겨질 것이라고 한다. 지구 온도의 상승은 곧 식량부족과 수자원 감소로 이어진다. 지구의 온도가 1.5℃ 상승하면 전 세계 옥수수 출하량이 6% 감소하고, 2℃ 상승하면 전 세계 방목장 가축의 7~10%가 감소한다고 한다. 2030년에는 농업에 필요한 물 또한 필요량의 40% 이상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2011년~2020년의 지구 기온은 1.09℃ 상승했고, 이는 2003년~2012년 사이에 지구 기온이 0.78℃ 상승한 것보다 훨씬 가파른 온도 상승세다. 물론 영화처럼 지구를 떠나야 할 정도로 황폐화되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지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도 이전보다 긴밀하게 필요할 것 같다.



Ⅴ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랬듯이


 소설 속 스토너의 아버지는 아들이 결정한 미래를 존중하며 일평생 희생을 감내했다. 영화 속 아버지 쿠퍼도 자녀들의 건강한 미래를 바라며 망설임 없이 기약 없는 우주행을 떠났다. 행성의 1시간이 지구의 7년인 밀러의 행성에서 돌아오던 날, 쿠퍼는 지난 23년간 녹화되었던 아들의 영상 메시지를 보면서 한동안 마르지 않는 눈물을 흘린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정작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는 일, 우리는 그러한 선택을 망설임 없이 할 수 있을까?


지금의 아버지는 감정 표현도 풍부하고, 아들과 딸을 위한 적극적인 칭찬도 아끼지 않는 다정한 사람이다. 하지만 우리가 어릴 때는 아버지와 기억에 남을 만한 소통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대화를 많이 나누어본 적이 없는 무뚝뚝한 아버지셨다. 처음으로 아버지와 제대로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를 했다고 느꼈던 순간은 할 줄 아는 외국어라고는 ‘아이 캔 낫 스피크 잉글리시’ 밖에 없는 아버지가 해외로 일을 하러 떠나겠다고 나에게 말씀해 주시던 날이었다.


아빠가 없으면 집안의 가장은 우리 딸이니까 아빠가 없어도 엄마랑 동생 잘 부탁한다고 하셨는데, 아무 말 못 하고 눈물이 펑펑 났다. 그 뒤로 아버지는 자신의 결심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참 동안 딸에게 설명하셨다. 모든 내용이 기억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가족을 위한 아버지의 선택이었다. 그 시간만큼은 아버지가 짊어진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웠다. 그날 처음으로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돌아가신 나의 할아버지는 평생을 근면 성실한 철도원이자 농업인으로 사셨다. 어느 날 작은할아버지가 형님인 할아버지의 어린 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신 적이 있었다. 오랜 세월 공직에 있다가 은퇴하신 작은할아버지는 본인의 성공이 모두 할아버지 덕택이었다고 회상하셨다. 형님이 아무것도 없는 시골 마을에 혈혈단신으로 이 집 저 집 농사일을 도와주면서 하나둘씩 가세를 키워가지 않았다면 집안이 이렇게까지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고 당신도 서울까지 올라와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니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었다고.


<인터스텔라>에서 쿠퍼는 가족을 위한 부모의 헌신을 대변하는 인물이었다. 지구에서는 아빠를 우주로 보내기 싫어서 울고 있는 10살 머피에게 죽은 아내가 생전에 했던 말을 들려주며, 부모는 자식의 미래를 위한 유령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우주에서는 방향을 잃고 절망한 아멜리아에게 부모가 되면 내 자식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싶은 마음 한 가지는 확실해진다고 말한다.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이 정답으로 가는 방향을 알려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 사랑이 곧 부모로서의 책임감이 아니었을까?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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